질병에 걸렸을 때, 병원 진단서를 냈다고 해서 다 보험금이 지급되지는 않죠.
보험사에서 볼 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제3의 의료기관 자문을 거쳐 최종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데요.
롯데손해보험이 이 과정에서 대구나 부산 등 지방 대학병원의 의료자문은 믿을 수 없다며, 수차례 서울 병원만 고집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길기범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2년 전 롯데손해보험 상품에 가입한 A씨는 얼마 전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고 의료자문이 필요하다고 해 A 씨는 자비로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다시 진단을 받았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습니다.
본사와 직접 협의한 병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보험금 지급 거부 가입자 A씨
- "당초에 그 지방대학병원(영남대병원)의 자문서가 필요하다는 것도 롯데손보 직원이 주장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출했는데 단순히 수도권 이외에 지방 소재라는 것만으로, 지방소재 대학조차도 사기꾼 취급하는 거는 되게 불합리한 거고."
그러나 본사와 의료자문 협의를 한 다른 가입자도 지방 병원은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 인터뷰 : 보험금 지급 거부 가입자 B씨
- "대구는 못 믿겠다면서 서울로 해야 된대요. 딱 집어서 못 믿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손해사정사가, 롯데손보에서 그렇게 얘기를 한다고…."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의료자문 단계로 넘어가면 보험사와 가입자는 협의해 병원을 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함께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 동시감정이 가능한데, 보험사가 지방이 아닌 서울 지역 병원만 강요한 겁니다.
▶ 인터뷰 : 보험금 지급 거부 가입자 B씨
- "저는 사실 생활권이 대구 쪽이거든요. 대구 대학병원을 해달라 이러니까 보험회사에서 그쪽은 못 믿는다고…. 제가 서울에 갈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저도 엄청 바쁜 철이었고….
롯데손해보험은 "특정지역이나 병원을 배제하는 업무 지침을 운영한 바 없고, 실제로 최근까지 해당 지역 병원에서 의료자문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MBN이 취재한 롯데손보 직원은 지방 병원을 기피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
영상취재 : 황주연 VJ
영상편집 : 이동민
[정정 및 반론보도] <롯데손보, 지방병원 의료자문 기피 의혹> 등 관련
본 방송은 지난 1월 25일
그러나 롯데손해보험은 특정 지역 지방병원에 대한 의료자문을 실시하여 처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바로잡습니다.
또한, 롯데손해보험측은 「적정한 의료자문 중개기관을 통해 공정성이 담보된 의료자문을 실시하고 있으며, 아울러 사모펀드의 인수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의료자문은 상관없는 내용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