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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AI 소설 수상 논란 물었더니…"의미 퇴색된다" [일문chat답]

기사입력 2024-01-28 08:00

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쓴 소설이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으면서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는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일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 수상자들이 17일 도쿄에서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마키메 마나부, 가와사키 아키코(이상 나오키상 수상자), 구단 리에(아쿠타가와상 ...
↑ 일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 수상자들이 17일 도쿄에서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마키메 마나부, 가와사키 아키코(이상 나오키상 수상자), 구단 리에(아쿠타가와상 수상자) / 사진 = 연합뉴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의 주인공은 일본 소설가 33살 구단 리에입니다.

일본문학진흥위원회는 제 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구단이 쓴 '도쿄도 동정탑'을 선정했습니다.

이 소설은 범죄자가 오히려 '동정 받아야 할 사람들'로 여겨지는 가까운 미래의 도쿄를 무대로 하며, 고층 교도소 설계를 맡게 된 건축가가 주인공입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일상 생활에 깊숙하게 침투하면서 언어에 대한 과도한 자기 통제가 일어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구단은 "언어로 대화하고 해결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설에 대한 갑론을박은 구단이 "소설 전체의 5% 정도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만든 문장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를 두고 "AI 사용이 창의적이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AI의 도움을 받지 않은 다른 작가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챗GPT "AI는 창조적인 생각 없어"

사진 = 뤼튼 캡처
↑ 사진 = 뤼튼 캡처

챗GPT에게 이번 논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챗GPT는 "AI와 같은 기술이 문학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라며 "AI가 소설을 작성하게 되면 새로운 스타일이나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문학 작품이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문학상은 작가의 창의적인 능력과 노력을 인정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AI가 작성한 작품이 수상한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AI가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못 박기도 했습니다.

챗GPT는 AI를 '그들'이라고 가리키며 "그들은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장을 생성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감정이나 경험을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따라서 AI가 작성한 작품이 인간의 창의력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AI 스스로 AI가 작성한 문학 작품의 창의성을 부정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대책에 대한 답은 어떨까?

챗GPT는 "문학상을 주최하는 기관에서 AI가 작성한 작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예시로 AI를 활용한 작품은 인간 작가에 의한 작품과는 또 다른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 안에서 평가하거나, AI가 창작에 어느 정도 참여했는지를 밝히는 것을 필수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AI가 작품에 어떻게 참여했고,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지 명확히 밝히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심사위원들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수상 여부를 판단하는 식입니다.

또 AI의 참여를 전체 소설에서 일정 퍼센트까지만 허용하도록 명시적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아쿠타가와상 선정위 "문제 없어"

이번 논란에 대해 아쿠타가와상 선정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쿠타가와상 선정위원인 히라노 게이이치로는 "AI를 이용해 작품을 썼다는 오해를 받는 것 같다. 읽어보면 작품 내에 AI가 언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작품 속 AI와의 대화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AI 문장을 그대로 썼을 뿐이니, 수상을 취소할 정도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바라보는 여론은 심상치 않습니다.

지금으로선 5% 정도만 AI의 도움을 받은 작품이 나왔지만, '앞으로 AI가 100% 대필한 작품이 나온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남겨줬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다'는 기준에 대한 합의가 없는 이상 관련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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