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같은 여자는 서울역 가면 널려있다" 등 비하 발언
아내와 말다툼 하다 흉기로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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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뉴스 |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대형 법률사무소 출신 미국변호사 A씨가 결혼생활 10년여 간에 걸쳐 아내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습니다.
어제(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공소장에는 A씨가 2013년 결혼 무렵부터 아내에게 "너 같은 여자는 서울역 가면 널려있다" 등 비하 발언을 해왔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A씨가 2018년 아내와 협의 없이 아들·딸과 함께 수 년간 뉴질랜드로 이주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것으로 봤습니다.
A 씨는 2019년 아내에게 "불륜 들켰을 때 감추는 대처법을 읽었는데 너의 대응이 흡사하다", "성병 검사 결과를 보내라" 등의 메시지를 전송했습니다.
영상전화로 현관에 있는 신발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3개월간의 통화 내역을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A씨는 2019년쯤부터 자녀들이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딸에게는 엄마를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며 영어로 욕설하게 시키고, 아들에게는 "어디서 또 밤에 집 바깥에서 나쁜 짓 하냐"는 말을 하게 한 뒤 이를 녹음해 아내에게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내는 2021년 10월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한 차례 제기했지만 같은 해 11월 말 취하했습니다.
이는 A씨가 '엄마의 자격·역할 관련해 비난·질책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의처증으로 오해할 언행이나 상간남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각서를 쓰면서 설득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A씨는 이듬해 상반기부터 아내의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아내의 행적을 수소문하고, 아내에 대해 험담하면서 약속을 깼습니다.
검찰은 A씨가 해외여행과 명절에도 아내를 괴롭히고 아내와 자녀 사이의 만남을 단절했다고도 적시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가족을 이끌고 뉴질랜드로 떠났다가 초행지에 아내만 남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해 7월에는 미국행 비행기표를 자신과 자녀들 것만 구입하고 아내는 자비로 따라오게 한 뒤, 돌연 '내가 신용카드를 두고 왔다'며 현지에서의 모든 비용을 아내에게 떠넘겼습니다.
추석에 협의 없이 자녀들만 데리고 홍콩에 간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13일에는 아내가 딸과 별거를 시작한 거처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다 경찰로부터 퇴거조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A씨는 딸에게 "가난한 아내의 집에 있으면 루저(패배자)가 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장모에겐 "이혼을 조장하지 말고 딸에게 참는 법을 가르쳤어야지"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A씨 아내는 이튿날 두 번째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2월 3일 아내가 숨지면서 종결됐습니다.
사건 당일 A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딸 책가방을 놓고 갔다며 자기 집으로 오게 했습니다.
검찰은 A씨가 집에 온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 주먹과 쇠파이프로 아내를 가격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부부 싸움 중 아내 B씨를 폭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범행 직후 소방서에 전화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습니다.
소방 관계자들이 출동해 아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습니다.
금속 재질 둔기로 때렸다는 A씨 진술과 달리 국립
한편, 국내 대형 로펌에서 일하던 A씨는 사건 발생 얼마 전 해당 로펌에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