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출범 한달도 되지 않은 데다 총선이 8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면충돌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정치권 해석도 분분한데요.
유호정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이번 충돌을 두고 '약속된 거리두기'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 기자 】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고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여당의 총선 승리 전략은 당정분리, 대통령과 거리두기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았죠.
때문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서로 다른 팀인 척 하는, 짜고 치는 갈등이라고 봤는데요.
하지만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기획은 아니라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로 당내에선 이러다 선거 제대로 치르겠냐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 질문2 】
그럼 정말 한 위원장을 사퇴시키겠다는 의도였나요?
【 기자 】
어제저녁만 하더라도 친윤 주류는 원내대표 대행체제를 거론할 정도로 강경한 기류였는데요.
오늘은 추가 입장을 삼가고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봤듯 당내 부정 여론도 영향을 끼치며 신중론으로 바뀐 상황입니다.
대통령실도 확전은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해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는 입장을 낸 것과 비교하면 한발 물러선 셈입니다.
【 질문3 】
이럴 거면 당초 갈등은 왜 분출된 건가요?
【 기자 】
신구 권력 다툼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래 권력인 한 위원장에 대한 견제라는 건데요.
친윤 주류에선 "한 위원장이 총선 관리 안 하고 자기 살림 차리려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는 불만이 나오던 상황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출마를 직접 언급하며 사천 논란에 불을 붙인 겁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지난 17일)
- "부조리가 있는 곳,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곳에 늘 김경율이 있었습니다. 그 김경율이 마포에서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선 겁니다."
【 질문4 】
그런데 원희룡 전 장관이 계양을 출마를 시사했을 땐 큰 반발이 없었잖아요.
【 기자 】
그래서 갈등의 진짜 이유는 결국 김건희 여사 문제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처음 언급한 이후 당내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기 시작했는데요.
한 친윤계 의원은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을 방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대통령실에서도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 방식과 시기를 조율 중이었는데요.
'명품백을 받은 건 적절치 않다' 정도의 입장 표명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논의하던 상황이었는데,
정작 당에서 김 여사 부정 여론을 키우는 발언들이 분출되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겁니다.
【 질문5 】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기자 】
현재로서는 갈등이 확전될지 봉합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갈등의 핵심인 김건희 여사 사과 문제를 두고 양쪽 입장이 그대로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철규 / 국민의힘 의원
- "그건 몰카 공작이잖아요. 여러분 가시다가 교통사고 나시면 교통사고를 야기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합니까? 사과라는 건 불법이라든가 과오가 있을 때…."
파국은 막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건데요.
한 의원은 "어떤 말도 편 가르기로 해석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갈등을 조율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정면돌파를 선택한 한 위원장은 당을 향한 그립감을 더 세게 쥐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이철규 위원은 제 스태프니까요. (당내에서 거취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 거취에 대해서 누가 얘기를 하죠?"
또 다른 의원은 "한 위원장이 이번 갈등을 잘 봉합하면 당 지지율도 본인 리더십도 굳건해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유호정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재형
그래픽 : 유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