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피해 회복도 안 됐는데...단어 사용법 생각해봐야"
↑ 전청조 씨. / 사진 = 연합뉴스 |
3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 씨가 "제가 저지른 범행이 있으니 벌을 받고 나중에 떳떳해지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전 씨는 오늘(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공범으로 기소된 경호실장 역할 26살 이 모 씨의 범행을 증언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씨도 떳떳했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경호실장인 이 씨가 전 씨의 성별 등 실체를 알고도 범행을 공모한 것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 씨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 측은 이 씨가 피해자에서 공범이 된 경위에 대해 "4500만 원 상당의 투자금 등을 회수하지 못해서 범행을 같이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2월 전 씨에게 고용돼 경호원 노릇을 하며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한 21억 9000만 원 상당의 투자금을 전 씨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거나 이체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습니다.
전 씨는 "이 씨에게 올바른 걸 시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여기에 같이 휘말리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 "거짓말을 (이씨도) 같이 했고 파라다이스 (혼외자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씨가 떳떳했으면 좋겠다"며 "저는 제가 저지른 벌에 있어서 최대한 벌을 받고 추후에 떳떳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재판장은 "여기 법정에는 피해자들도 올 수 있고 (전 씨의 말도) 들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은) 피해도 회복되지 않았고 마음에 받은 상처가 보전되지도 않았는데
아울러 "'떳떳하다', '올바르다'는 단어 사용법에 대해 잘 한번 생각해 보라"며 피해자에게 상처를 두 번 줘선 안 된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습니다.
이에 전 씨는 "감사하다"고 답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