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해 성탄절 새벽 아파트 화재 당시 불과 연기가 빠르게 번진 원인이 일부 드러났습니다.
화재가 난 집의 현관문을 전부 열어둔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성탄절 새벽, 화재로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던 아파트입니다.
비극이 일어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매캐한 냄새를 비롯한 화재의 흔적이 짙게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류광하 / 아파트 주민
- "냄새도 그렇고. 특히 잠잘 때 불을 켜고 잔다는 아이도 있어서, 저희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거든요."
소방과 경찰의 조사 결과, 불이 난 집의 현관문이 열려 있어 피해가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화재 당시 연기를 막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해줄 현관문은 안팎에 두 개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열린 채 고정돼 있었습니다. 2차 방어선인 방화문마저 열려 있던 탓에 유독한 연기가 순식간에 아파트 전체로 퍼졌습니다"
불이 난 집에 살던 70대 A씨는 "불이 덜 꺼진 담배꽁초를 버리고 잠들었다가 뒤늦게 쓰레기통에 불이 붙은 걸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스로 불을 꺼 보려다 실패하고 환기를 위해 현관문을 활짝 연 게 결정적인 실수로 추정됩니다.
외부 공기와 불꽃이 만나며 삽시간에 불이 커졌고, A씨와 아내는 탈출구가 막히자 그대로 3층 창 밖으로 뛰어내려 몸을 피했습니다.
문밖에는 소화기와 소화전이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불로 한 명이 계단으로 대피하다 연기를 마셔 숨졌고, 한 명은 7개월 된 아이를 구하려고 4층에서 뛰어내렸다가 숨졌습니다.
경찰은 A씨와 아내를 다음 달 초 입건하고 자세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그 래 픽 : 이새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