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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식당 기웃거리는 이등병에 무료로 식사 대접한 사장님

기사입력 2024-01-20 17:53 l 최종수정 2024-01-20 18:01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경기 가평군 군부대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저녁 늦게 부대에 복귀하는 이등병에게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대접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마감 시간 되어 온 앳된 군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씨는 “눈이 펑펑 내린 날,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돼 정리하던 중 군복 입은 앳된 군인이 혼자 들어왔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그는 “(군인이) 망설이다 들어온 게 보였다”며 “이등병인데 휴가 갔다 복귀하던 중에 밥시간을 놓쳤나 보다. 저녁 8시가 다 돼가는 시간이고 시골이라 늦게까지 하는 식당도, 근처 편의점도 없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는 군인에게 우선 추우니 앉으라고 얘기한 뒤 “(가게에) 1인 메뉴가 없어 딸에게만 해주는 특별식을 해줬다. 알, 곤이, 두부, 콩나물을 듬뿍 넣고 우리 아이가 먹는 것처럼 보글보글 끓여줬다”며 "탕은 2인분이라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 라면 사리에 공깃밥 두 개를 탁자에 두고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군인은 배가 고팠는지 밥 두 그릇 뚝딱, 알이랑 곤도 다 먹고 라면 사리도 잘 먹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밥을 다 먹은 군인은 A씨에게 “귀대 시간이 촉박해서 남겼다. 죄송하다”고 정중히 인사한 뒤 음식 계산을 하려고 했고, A씨는 메뉴에 없는 음식이라 받을 수 없다며 눈도 오는데 조심해서 귀대하라고 군인을 배웅했습니다. 군인은 A씨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A씨는 “눈길을 걸어가는데 다리를 다쳤는지 절룩대며 걷는 군인의 뒷모습이 또 안쓰럽더라. 눈 오는 날 장사가 잘 안됐지만, 푸근한

마음으로 마감했다”라고 글을 적었습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타지에서 군 생활 적응하기 힘들 텐데, 이등병 군인 머리에 사장님 가게는 분명히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것”, "장사하며 인상 쓸 일이 많은데 조그만 배려하면서 살아가려고 한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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