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쌀 때 샀다가 비쌀 때 파는건 기본적인 시장의 원리죠.
그런데 그 물건이라는 것이 국책사업으로 조성된 땅이라면 얘기 좀 달라질 것 같습니다.
10년 전 싼 값에 매입한 땅에 짓기로한 건물은 안 짓고 하기로 한 사업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인천 송도를 노승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연세대가 2015년까지 문을 열겠다던 송도 세브란스 병원입니다.
9년 전 이미 환자를 받았어야할 병원이 1년 전 겨우 첫삽을 떴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시민 혈세로 매립한 땅을 3.3㎡당 50만 원이란 헐값에 사들여 10년 넘게 놀리다 뒤늦게 공사를 시작한 겁니다."
연세대는 여건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짤막히 해명했습니다.
롯데쇼핑도 2010년, 거대 쇼핑몰을 짓겠다며 송도 핵심지 8만4,500㎡를 사들였습니다.
14년이 지났지만 쇼핑몰은 보이지 않습니다.
항공사진을 보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오피스텔 2동이 들어선 게 답니다.
그 새 땅값은 공시지가만 봐도 2023년, 매입가의 3배가 넘는 3.3㎡당 1,836만 원이 됐습니다.
한국 외국어대도 2011년 4만 3천㎡ 땅을 샀지만 13년이 되도록 건물 한 동만 짓고 땅을 놀리고 있습니다.
정작 당장이라도 건물을 짓고 입주하겠다는 사람에게는 내 줄 땅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그래서 송도(유원지)라든가 인천 내항이라든가 이쪽을 추가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씌워서(추가 지정해서)…."
더 큰 문제는 사업을 포기했다면서 비싼 값에 땅을 팔고 나간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대중 / 인천시의회 의원
- "이런 부분들은 사실은 오랜 기간 방치해 뒀다가 나중에 땅값이 올랐다거나 뭘 했을 때 개발한다, 이런 것들은 불공정한 게임이다. 법을 좀 더 보완해야죠."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