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상품의 첫 만기가 지난주부터 속속 돌아오면서 확정 손실액이 벌써 1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2년 전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손실 날 일 없다"며 16조 원어치나 팔아치운 은행들, 과연 잘못을 인정하고 있을까요.
MBN이 금융감독원 현장 조사에서 이뤄진 삼자대면을 마친 투자자들을 만나봤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금감원 삼자대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건 은행 관계자들입니다.
ELS 상품을 직접 판 은행원과 가입자의 삼자대면인데도 은행에서만 5~6명이 왔고, 실제 삼자대면 자리에도 판매한 은행원과 본사 직원 1명이 함께 배석했습니다
▶ 인터뷰 : 삼자대면한 가입자
- "위화감을 조성하면서 여러 명이 로비에 이제 뭉쳐 계셨고, 저를 가입시킨 그 담당자와 저만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이 계시고, 같이 들어가는 분도 한 분 더 계시니까 좀 위축이 되더라고요."
삼자대면 내용을 몰래 녹음하다 들키기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삼자대면한 가입자
- "몰랐다고 하면서 심지어 녹음까지 하고 있었고, (금감원) 조사관님이 직접 지우셨어요.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하고."
판매실적이 인사고과에 직결돼 무리하게 영업했다는 사실이 금감원 현장 조사에서 이미 확인됐지만 불완전 판매 의혹은 모두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삼자대면한 가입자
- "눈앞에서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구나 뭐 더 할 말이 없더라고요. 이미 대응을 어떻게 어떻게 대응해라 하는 것을 조금 자기들끼리는 얘기를 하고 왔던 것 같아요."
고령 가입자들은 더 걱정입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데도 자녀가 대신 설명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삼자대면 배석한 가입자 자녀
- "노령층인 저희 부모님 입장에서는 내가 대변을 해줄 수가 없으니까, 저는 발언권이 없으니까, 질문의 요지를 파악을 잘 못 하고 중요한 말에 반박을 해야 되는데 그런 걸 즉각 못 하니까 너무 답답했어요."
금융감독원은 "은행 측에서 추가 배석하는 사람은 직접 민원처리를 했던 직원이라 필요에 의해 자리한 것이고, 고령자의 경우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자녀가 대신 발언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최대한 공정한 환경에서 민원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황주연 VJ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