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골리즈 가라만 의원이 명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자 결국 자진 사퇴했습니다.
난민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선출돼 주목 받았지만 불명예를 안고 정계를 떠나게 됐습니다.
현지 시간 16일 뉴질랜드 스터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42세 녹색당 골리즈 가라만 의원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웰링턴의 한 고급 의류 소매점과 오클랜드의 고급 의류 매장에서 각각 한 차례씩 물건을 훔친 혐의로 수사를 받자 사퇴를 결심한 겁니다.
가라만 의원은 사퇴 성명을 통해 절도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구체적인 혐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쁜 행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가라만 의원은 "사람들은 당연히 선출된 대표자로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행동을 기대하게 된다"면서 "나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다만 자신의 절도 행위는 정신 건강이 나빠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라만 의원은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해 내 정신 건강이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내 원래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행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걸 인정한다"며 "내 정신건강 문제 뒤에 숨고 싶지 않으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당시 매장 CCTV 영상에는 가라만 의원이 주변을 살핀 뒤 옷을 집어 자신의 가방에 집어넣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뉴질랜드 경찰은 절도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고 이번 사건이 가라만 의원과 관련이 있는 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가라만 의원은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나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 가족과 뉴질랜드로 정치적 망명을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법학을 공부하고 인권 변호사로 국제 형사 재판소에서 일하다가 지난 2017년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이후 2020년, 2023년 선거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