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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낙화암에 '붉은 페인트칠'…10년간 일 떠넘기며 방치

강세훈 기자l기사입력 2024-01-16 19:01 l 최종수정 2024-01-16 19:42

【 앵커멘트 】
경복궁 담장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돼 국민적 공분을 샀는데, 여기 공분 살 일이 또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 선정된 충남 부여엔 가치 있는 백제 유적이 많은데요.
백제 멸망의 상징인 낙화암에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져 10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많은 백제 유적이 산재해 있는 부소산입니다.

산 중앙에는 백제가 멸망한 1300년 전 삼천 궁녀가 뛰어내렸다는 낙화암이 있습니다.

절벽에는 조선 후기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낙화암 글씨가 있는데,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백마강입니다. 낙화암 글씨를 정면에서 잘 보려면 이 유람선을 타야 하는데요. 유람선 업체가 글씨에 빨간색 페인트를 칠한 거였습니다."

▶ 인터뷰 : 유람선 업체 관계자
- "유람선을 탄 손님들이 낙화암 글씨가 쓰여 있는 것을 아시니까 어디에 있냐고 자꾸 여쭤보시거든요. (잘 보이게 하려고?) 예."

낙화암에 페인트가 칠해진 사실이 확인된 건 10년 전입니다.

부여군은 당시 문화재청과 의논해 복원하겠다고 했지만, 예산도 없이 시늉만 냈습니다.

▶ 인터뷰 : 마을 주민
- "그때 한번 (부여군에서) 나와서 지운다고 지우다 포기하고 간 것 같아요. 지운다고 하긴 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은 일 떠넘기기에 바쁩니다.

▶ 인터뷰 : 부여군 문화재과 관계자
- "(복원) 처리는 사적관리소 업무입니다. (우리는) 문화재 보수나 이런 쪽이지…."

▶ 인터뷰 : 부여군 사적관리소 관계자
- "저희가 사적지를 관리하는 부서는 맞아요. 그런데 군의 조직 면에서 보면 문화재과가 (해야죠.)"

업체의 상업적인 목적과 관계기관의 무관심에 소중한 문화 유산이 제모습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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