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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묘까지 파헤친 안마도 사슴 해법 찾았다…30년 주민피해 마침표

기사입력 2024-01-16 19:00 l 최종수정 2024-01-16 20:06

【 앵커멘트 】
영생의 상징으로 여겨져 사랑받는 사슴이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은 곳이 있습니다.
전남 영광군 안마도엔 방치된 사슴이 번식을 반복해 30년이나 개체수를 불리고, 주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애물단지가 됐는데, 최근 해법을 찾았다고 합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칠흑같은 밤이 되면 안마도에 사슴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낮에는 사람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민가 근처까지 내려옵니다.

1980년대 중반 축산업자가 녹용 채취 목적으로 데려온 10마리가 수백 마리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마도 소재지인 전남 영광군 낙월면 인구 400여 명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사슴군단'이 휩쓴 마을은 밭이며 야산까지 쑥대밭이 됩니다.

뿔갈이를 하는 사슴이 조상 묘지까지 파헤쳐놓는 통에 안마도 주민들의 생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슴을 막으려고 쳐놓은 철조망도 형편없이 찢겨나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장진영 / 안마도 청년회장
- "보시면 다 울타리가 쳐져 있죠. 이게 다 사슴 넘어오지 말라고 막아놓은 거고요. 그래 갖고 지금 이제 이게…."

숱하게 민원이 제기됐지만,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슴을 가축으로 볼 것인지 야생동물로 볼 것인지 따지느라 30여 년을 허비했습니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일 전원회의를 통해 안마도 사슴을 가축이자 야생동물로 볼 수 있다며 제도개선을 권고했습니다.

이에따라 농림부는 축산업자가 가축을 처분할 의무를 갖고, 유기하면 처벌받을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환경부는 사슴에 대해 법정관리대상 야생동물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 인터뷰 : 김태규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그간 관계기관 간의 입장 차이로 인해 장기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는데 이번 민원을 계기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일부 섬 지역 피해를 일으켜온 들개나 길고양이는 반려동물인 만큼 안마도 사슴 사례가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권익위는 덧붙였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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