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동안 일반 빌라에서 지내던 장애인들이 정부의 도움으로 LH의 임대주택으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이전 시설의 건물주가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임대주택 월세에 전세금 이자까지 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이들의 사연을 이한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서울 홍은동에 있는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입니다.
폐쇄적인 정신병원 대신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지내며 약물 관리를 받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 인터뷰 : 시설 이용자
- "고등학교 때 처음 발병했는데, 가족들 간에도 스트레스가 쌓였나 봐요. 여기는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시니까. 동병상련이라고 같은 병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기관 측은 한국토지공사 LH 지원으로 지금의 임대주택에 이사하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일반 빌라 건물을 빌려 지내왔습니다.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30만 원을 내고, 기부금으로는 40년이 넘은 노후 건물을 수리하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이한나 / 기자
- "하지만 집주인이 1년째 2억 원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임대주택 월세에 전세금 이자까지 약 80만 원에 달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동표 / 한마음의집 원장
- "잠이 안 오더라고요. 이자는 마이너스 대출 받았던 것들 (매월) 30만~40만 원 정도 부담하고 있습니다. 저도 오죽하면 언론에 호소하고 들어주지를 않으니까…."
기관 측은 서울의 한 사회복지단체장이기도 한 집주인 A 씨가 전세금 지급을 미루다가 법적 분쟁 과정에서 건물의 원상복구비용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주거를 위해 개조한 출입구 등의 원상복구비 6천만 원을 받아야 전세금을 돌려 주겠다는 건데, 기관 측은 원상복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반박합니다.
하지만 A 씨 측은 계약서 자체가 허위라며 강하게 부인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건물주
- "그 서류가 가짜라니까.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동의서를 했다고 그러더라도 원상복구를 해야 되는 거예요."
양측의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이 오는 23일 첫 재판을 앞둔 가운데 고물가에 한 푼이 아쉬운 기관 측은 하루라도 빨리 문제가 해결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배병민·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오혜진
그래픽: 정민정, 염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