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이 파장은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어떤 파장이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부 최윤영 기자 나왔습니다.
【 질 문 1 】
태영건설, 시공능력 16위죠. 어떤 회사인지 먼저 설명?
【 기 자 1 】
1군 건설사로 아파트 브랜드는 데시앙으로 유명합니다.
1기 신도시 건설에서 번 돈으로 1990년 서울방송 SBS를 창립했고, 아파트뿐 아니라 도로 철도 사업, 고양시 킨텍스, 성남 아트센터, 창원 마산야구장 등 굵직한 건설사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 차입금은 1조 9천억 원으로 부채 비율은 478%나 달합니다.
부동산경기 건설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부채는 커진 건데요.
그동안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터리나 평택싸이로 매각했고, SBS 주식 담보 대출금 등으로 근근이 버텼지만, 오늘 한계에 달한 겁니다.
【 질 문 2 】
SBS도 매각하나요?
【 기자 2 】
오늘 SBS 주가가 급등하면서 SBS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으나, SBS는 그대로 TY홀딩스에 남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오늘 금융위원장 브리핑에서도 SBS 매각에 대한 언급은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매각하고 싶어도 막대한 자금과 방송사 대주주 규제 등으로 마땅한 매수 주체를 찾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조금 전 SBS 사장은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주식, 매각 가능성 없다고 밝혔습니다.
【 질 문 3 】
왜 워크아웃을 신청한 건가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건가요?
【 기 자 3 】
그건 아닙니다.
이건 태영건설과 채권 금융기관이 합의해서 대출 상환을 연장해주고, 회생을 돕는 제도입니다.
태영건설의 채무 보증액은10조 4,570억인데 이 가운데 상환 위험이 높은 우발 채무가 2조 5천억 원 정도입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채무보증 금액이 3년 새 5배로 급증했습니다.
건설사업을 할 때의 PF라는 것은 자기 돈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 빌려서 하는 사업이다 보니,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대박이 나지만, 지금처럼 분양이 안 되면 이자비용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태영건설이 버티다 버티다 못 막으면서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정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은 파장이 크지 않도록 대응방안을 발표한 겁니다.
【 질 문 4 】
다른 중소 건설사나 제2금융권 파장은 어떤가요?
【 기 자 4 】
오늘 금융위와 국토부는 브리핑을 하면서 태영의 경우는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던 리스크이고, 다른 건설사들과는 상황이 좀 달라 다른 건설사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융권들이 자금줄을 옥죄면서 지방의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분명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PF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와 비슷한 사례가 연이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삼아 국내 금융기관 같은 경우 건설사에 대한 금융 지원에 좀 더 소극적으로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돈을 빌려준 제2금융권도 불안감이 큽니다.
담보가 확실하고 채권우선 순위가 높은 은행들은 그래도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순위나 후순위 채권을 가지고 있는 보험사나 증권사, 저축은행들은 손실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로 지난번 레고랜드 사태처럼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고, 제2금융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 앵 커 】
경제부 최윤영 기자였습니다.
[ 최윤영 기자 / choi.y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