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3 학생이 수능시험을 보러 간 학교 교실에서 자신을 괴롭힌 학교폭력 가해자와 마주쳤습니다.
접촉 금지까지 내려진 상태에서 하필이면 같은 교실에서 만난 건데, 이럴 때 적용할 규정이 없어 결국 피해자가 부랴부랴 교실을 옮겨야 했습니다.
시험도 망쳤고요.
강서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고등학교 3학년 A 양은 수능시험 고사장에 들어서다 깜짝 놀랐습니다.
2학년 때 자신을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와 마주친 겁니다.
학교 학교폭력위원회를 통해 A 양과 가해자는 '접촉 금지' 처분이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 인터뷰 : A 양
- "걔를 마주치니까 아이대로 그냥 같이 시험 보는구나 진짜 망했다.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계속 너무 손이 떨리는 거예요."
A 양은 고사장에서도 심리적인 압박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A 양
- "좀 헤매고 있었는데 걔가 따라서 나오더라고요. 저를 두 번째로 심하게 괴롭혔던 애가 있는데 걔 이름을 엄청 크게 부르는 거예요."
소식을 들은 A양 어머니가 교육 당국에 급히 알렸고, 1교시 직전 부랴부랴 고사장은 옮겼지만 제 실력을 발휘할 순 없었습니다.
▶ 스탠딩 : 강서영 / 기자
- "취재 결과 교육당국의 수능 업무처리 지침에는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고사실을 사전에 분리해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수능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교육 당국이 사전에 파악해 최소한 교실 분리조치는 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최선희 /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위축되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피해 학생 입장에서 보면 이 마주치는 환경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 "
광주시교육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한다며 이 사례를 전국의 교육청에 알려 대책을 고민해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강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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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송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