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구치소 메뉴보다 부실한 경찰서·군대 구내식당 메뉴
춘천닭갈비, 사골곰탕, 소고기미역국, 차돌짬뽕국.
듣기만 해도 군침이 흐르는 이 음식들은 다름아닌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자들에게 제공하는 메뉴입니다.
↑ 사진 = 법무부 제공 |
유영철, 강호순, 정두영 등 사형수들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의 식단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공개한 '2023년 12월 수용자 부식물 차림표' 사진이 확산한 건데, 메뉴를 보면 요일별로 삼시세끼가 다르게 제공됩니다.
사골곰탕, 묵은지청국장찌개, 대파육개장, 감자닭곰탕, 돼지고추장불고기, 떡갈비, 곤드레밥, 춘천닭갈비, 돼지고기숙주불고기 등 먹음직스러운 한식 메뉴뿐만 아니라 스프, 모닝빵, 차돌짬뽕국 등 중식·양식도 제공됩니다.
김치도 국내산입니다. 시중 음식점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손님상에 올리는 것과는 대비됩니다.
식단표를 본 누리꾼들은 "어지간한 자취생들보다 잘 먹는다", "군대보다도 더 잘 나온다"는 등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만간 랍스터가 나올 것 같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 사진 = '블라인드' 캡처 |
'화려함'으로 논란이 된 구치소 식단과 달리, 경찰서나 군대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부실함'으로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지난 5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의 한 경찰서 아침 식단이라며 사진 한 장이 올라왔는데, 감자샐러드가 든 모닝빵 두 개와 건더기가 없는 스프, 스틱형 딸기잼이 전부입니다.
글쓴이는 "가격은 5,000원. 빠진 음식은 없다"면서 "해당 서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식권을 매달 강제로 구매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된 병사에게 '부실 급식'을 제공한 부대가 있다는 사연이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글과 함께 첨부된 사진을 보면 동그랑땡 2점, 구운 햄 2조각, 김치 몇 점이 식판에 놓여 있습니다.
당시 제보자는 "제가 군대에서 코로나19 격리를 할 때도 비슷했는데, 당시엔 '군인이니 참아야 한다'고 여겨 참았다"면서 "제 동생까지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