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서 알몸인데 남자들 '불쑥'…휴양하던 여성 '봉변'

현재 병원서 진료 받고 약물 치료 중
실수로 여자 사우나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돼

↑ 수안보 전경/사진=연합뉴스

어머니와 우리나라 대표 온천휴양지인 수안보에 방문해 함께 온천욕을 즐기던 30대 여성이 '황당한 일'을 겪은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30대 A씨는 지난 7일 오후 5시 40분쯤 수안보에서 어머니와 온천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당시 S호텔 온천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친 A씨는 파우더룸에서 알몸 상태에서 머리를 말리던 중 거울 속에서 낯선 남자 2명의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A씨와 눈이 마주친 남자들도 놀란 듯 바로 뛰쳐나갔고, 정신을 차린 A씨의 입에서는 뒤늦게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소동 후 달려온 여직원은 남자 고객들에게 옷장 열쇠를 주고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이들이 여자 사우나로 들어간 것 같다며 과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수치심과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 치료를 받는 상황입니다.

호텔 측은 보상금 100만 원을 제시하며 무마를 시도했으나 A씨는 호텔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합의를 거부했습니다.

A씨는 오늘(20일) "돈을 떠나 호텔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지만, 대표는 지금까지도 전화나 문자 한 통 없고 직원을 통해 금전으로 입막음하려고 한다"며 "남들에겐 별일이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겐 너무나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호텔 측의 관리 소홀로 난데없이 알몸을 노출당한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다. 가해 남성들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자 사우나에 들어간 남성 2명은 A씨의 경찰 신고에 따라 어제(19일) 충주경찰서에 출두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 이용장소 침입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노동조합 단체의 50대 임원들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여자 사우나에 잘못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남자 사우나 예약까지 한 상태에서 실수로 여자 사우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CCTV도 확인했지만, 고의성 입증이 어려워 형사처벌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