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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 원에 판 나무가면, 알고 보니 60억 유물…소송 결과는?

기사입력 2023-12-20 08:18 l 최종수정 2023-12-20 08:23
가봉 팡족의 '은길 가면'…피카소·모딜리아니 작품에 영감

프랑스 노부부가 가치를 모르고 헐값에 판 아프리카 팡족의 은길 가면. / 사진 = 연합뉴스
↑ 프랑스 노부부가 가치를 모르고 헐값에 판 아프리카 팡족의 은길 가면. / 사진 = 연합뉴스

프랑스의 한 노부부가 중고상에게 헐값에 넘긴 나무 가면이 고가의 희귀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중고상에게 사기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했습니다.

현지시간 19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알랭(88)과 콜레트(81) 부부는 2021년 9월 다락방을 치우다 나무로 만든 가면을 발견했습니다.

알랭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쓸모없는 부적이라 여기고 중고 상인 알렉상드르에게 150유로(약 21만 원)에 팔아넘겼습니다.

이후 부부가 이 나무 가면을 다시 보게 된 건 지난해 3월 피가로 신문 지면에서입니다.

신문은 이 가면을 아프리카 가봉의 팡족이 만든 희귀한 '은길 가면'(Ngil Mask)으로 소개하며, 한 경매장에서 420만 유로(약 60억 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애초 30만 유로(약 4억 2000만 원)에 낙찰될 예정이었던 가면의 값은 경매장이 한 차례 바뀌면서 10배 이상 뛰었습니다.

이 가면은 파블로 피카소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거장에게 영감을 준 20세기 초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으로, 전 세계에 10개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프랑스의 아프리카 식민지 총독이자 알랭의 할아버지였던 르네 빅토르 에드워드 모리스 푸르니에가 1917년 무렵 입수했다가 후손에게 물려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부부는 중고상이 가면의 가치를 알고도 자신들을 속여 헐값에 사 갔다며 낙찰 금액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중고상은 자신 역시 이 가면의 가치를 몰랐다고 반박하면서도 최초 경매가인 30만 유로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노부부는 이런 합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부부가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중고상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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