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 사진 = 연합뉴스 |
음주운전을 하다 수차례 적발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선고 전에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접수됐다면 재판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음주운전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 모 씨에게 내려진 실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운전 업무를 하는 장 씨는 지난 2021년 인천 부평구의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장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77%였는데, 피해자는 전치 2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고 차량수리비도 250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조사결과 장 씨는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으로 여러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음주운전사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한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사고 후 4개월 정도 후에는 또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 주차된 차와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1심 재판부는 "장 씨가 음주운전에 대한 개선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선고 직전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냈지만, 실형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과정에서 장 씨는 다른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실형이 확정됐는데, 2심 재판부는 법령에 따라 1심을 파기한다면서도 징역 6개월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야 하는 사건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원심이 법리를 오해했다며 파기 환송을 결정했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