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이시열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1 】
이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각종 사고들이 소개됐는데 직접 현장을 돌아보니 어떻던가요?
【 기자 】
네, 저희 취재진이 무작위로 서울 시내 수십 곳을 둘러봤는데, 불안한 곳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서울시청 게시판에도 광진구의 한 환기구가 위험하니 개선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와 직접 찾아가봤는데, 어둠 속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습니다.
바로 앞이 어린이와 노인분들이 자주 이용하는 문화센터여서 그런지 시민들도 위험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 인터뷰 : 권안순 / 서울 중곡동
- "특히 밤에 다니면 더 위험한 거 같아요. 이거를 어떻게 처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 질문 1-2 】
저긴 그나마 인도가 넓기라도 한데, 시민들이 어쩔수 없이 환기구를 걸어다녀야 하는 곳도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명동의 한 거리에는 환기구가 인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이 경우엔 시민들이 그 위로 지나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무거운 오토바이들도 주차되어 있었는데, 철망은 노후화 됐는지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신유섭 / 서울 신림동
- "걸어다닐 수 있는 도로도 되게 좁고 환풍기가 펜스도 없고 해서 위험해 보인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질문 1-3 】
그럼 환기구에 몇 킬로그램까지 올라가도 괜찮은건가요?
【 기자 】
네, 산책로 등의 경우에는 3.0 kN/m², 다시말해 제곱미터당 3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대규모집회 등이 예상되는 곳이라면 헬리콥터가 이착륙할 때와 같은 5.0 kN/m²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판교 사고 직후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여러 대책들을 내놨잖아요? 시간이 지나도 달라진게 없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당시 국토교통부는 제2의 판교 사고를 막겠다며 '환기구 설계·시공·유지관리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는데요.
도로변과 공원, 광장엔 가급적 환기구를 설치하지 않도록 하되, 환기구의 높이를 2m 이상으로 설치하는 것을 원칙화했습니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엔 사람이 올라서지 못하도록 주변을 안전펜스, 조경수 등을 이용해 차단하도록 했는데요.
서울시도 지상으로부터 1.5m 높이에 설치하고 부득이한 경우 안전 펜스를 만들도록 하는 '공공시설 환기구 설치 및 관리기준'을 만들었습니다.
【 질문 3 】
하지만 주변을 걷다보면 환기구 높이가 2m 이상이 안되거나 안전 펜스가 없는 경우가 더 많던데요?
【 기자 】
네 문제는 이런 규칙들이 사고 이후 만들어진 환기구들에만 적용됐단 겁니다.
기존 환기구들에도 위험방지 조치를 할 것을 명시했지만, 단순 권고사항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강제할 수 없었는데요.
민간 건물 소유자들 입장에서는 자비를 들여 환기구 시설을 보강할 유인이 없는것이죠.
전문가들은 구속력있는 법 정비와 함께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경계해야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이송규 / 한국안전협회회장
- "좋은 안전 대책이라도 국민들이나 행인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사고는 발생합니다. 제도는 제도대로 개선이 돼야 되고…국민들은 안전 불감증도 없애야…."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이시열 기자였습니다.
[ easy10@mbn.co.kr ]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유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