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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적자 중독에서 벗어나야"…아르헨 페소 50% 평가절하 초강수

기사입력 2023-12-13 10:09 l 최종수정 2023-12-13 10:13
밀레이정부 '극약처방' 경제비상조치 발표

아르헨티나 페소 평가절하 단행 / 사진 = 연합뉴스
↑ 아르헨티나 페소 평가절하 단행 / 사진 = 연합뉴스

연간 1만 5000%에 달하는 초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충격 요법을 예고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강력한 페소화 평가절하와 보조금 삭감 등을 골자로 한 첫 번째 경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은 현지시간 12일 저녁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한 '경제 비상 조처 패키지'를 내놨습니다.

어제(12일) 발표된 10개 조치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르헨티나 페소에 대한 50% 평가절하를 단행한 점입니다.

이에 따라 인위적 환율 방어를 위해 현재 달러당 400페소(중앙은행 홈페이지상 기준)로 고정된 환율은 800페소로 조정됩니다.

이미 성행하는 비공식 달러(블루 달러) 환율은 이날 기준 1070페소였습니다. 공식 환율 조절에 따라 두 환율 격차는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이날 정부 발표로 비공식 달러 환율이 더 뛸 가능성도 있습니다.

AFP통신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급격한 통화 평가절하 등을 발표했다며 이는 밀레이 대통령이 경제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예고해온 극약 처방의 일환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일간지인 라나시온에서 "강력한 평가절하"라고 평가한 이번 조처에 대해 카푸토 장관은 "지난 123년 중 아르헨티나는 113년간 재정 적자를 겪었고, 항상 그 적자의 원인을 찾아야 했다"며 "이제는 재정 적자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적자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에서 더 많은 페소화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페소 가치가 하락한 만큼, 이를 공식 환율에 제대로 반영하는 게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는 뜻입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100달러로 바꿀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 고액권 1000페소 화폐 다발 / 사진 = 연합뉴스
↑ 지난달 19일(현지시간) 100달러로 바꿀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 고액권 1000페소 화폐 다발 / 사진 =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정부는 또 에너지·교통 보조금을 삭감하기로 했는데, 이는 청년층과 서민층의 큰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삭감 규모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카푸토 장관은 이

를 의식한 듯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보조금 삭감 배경에 관해 설명을 했습니다.

그는 "정치는 사람들 주머니에 돈을 넣어준다는 식으로 속이고 있는데, 우리는 모두 보조금이 무료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며 "마트에서 인상된 가격으로 사람들의 교통비를 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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