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변경 표시의무 제도화 추진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숨은 물가 상승에 노출된 가운데,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격정보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소비자원 운영)에 등록된 가공식품 209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 신고 상품 53개 △언론에 보도된 식품 10개 등 총 272개 가공식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오늘(13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 사이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 209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16개 상품은 210g 제품의 경우 190g으로 9.5%, 130g 제품은 120g으로 7.7% 줄었습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비엔나(2개 묶음)는 640g에서 560g으로 용량 12.5% 줄었습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15매 제품은 300g에서 270g으로, 20매 제품은 400g에서 360g으로 각각 10%씩 감소했습니다.
↑ 지난달 19일 정부가 생필품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 등이 진열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또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지난 8일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서는 9개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스틱’ 7종은 34g에서 27.9g으로 17.9% 줄어들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1,000ml, 200ml) 상품은 각각 10.0~17.9% 감소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언급된 제품 10개 중에서는 9개 제품에서 용량이 줄었습니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입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 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HBAF와 연세유업은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고 전했습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오늘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공정위가 발표한 이번 대책은 △실태조사 및 신고센터 접수현황 △사업자와의 자율협약 체결 방안 △단위가격 표시확대 △용량 등 변경사항 표시의무 제도화 방안 등이 포함됐습니다.
우선 소비자원과 제조사의 자율협약 추진을 통해 제품 용량 변경 시 해당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 등 사전에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원에도 이를 통지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내년부터 소비자원 내 가격조사전담팀을 신설해 참각격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하는 등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며 “최대한 신속히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이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