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의 이야기 전하기 위해 드레스 입었다"
↑ 약혼자를 잃은 제시카 엘터(왼쪽), 남편을 잃은 요벨 트라벨시 / 사진 = 데일리메일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분쟁 중인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색 패션쇼가 열렸습니다. 하마스 공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모델로 나서 전쟁의 참상을 온 몸으로 재현했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드 자파(Old Jaffa)에서 열린 패션쇼에 12명의 모델이 런웨이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의 노바 축제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목격자, 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다른 사람의 탈출을 도우려다 총에 맞아 숨진 벤 시모니의 약혼자 제시카 엘터, 축제 현장 노바에서 붉은색 스카프를 두른 채 하마스 대원들로부터 달아나던 사진으로 유명한 블라다 파타포프도 포함됐습니다.
햐안 드레스를 입고 나온 제시카 엘터의 가슴에는 선명하게 총알이 박혀 있고, 드레스 앞쪽엔 교차된 칼 모형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는 "매일 매 순간 그를 그리워 한다"면서 "그리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건 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고 그의 이야기를 전세계에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남편을 잃은 요벨 트라벨시도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그의 남편 모르 트라벨시는 그녀 앞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고, 트라벨시는 남편의 피를 몸에 바르고 6시간 넘게 죽은 척을 해야 했습니다.
이마에 총상 자국을 표현한 그는 결혼할 당시 입었던 것과 거의 똑같은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드레스에 여러 개의 손이 달려 있다는 겁니다.
이 손들은 트라벨시가 죽은 척을 하면서 목격한 하마스 대원들의 강간 장면을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노바 축제 학살 현장서 생존한 블라다 파타포프, 오른쪽은 학살 현장에서 도망가고 있는 파타포프의 모습 / 사진 = 데일리메일 |
블라다 파타포프는 다윗의 별 모양으로
또 다른 생존자 야린 아마르는 축제 현장에서 남동생을 잃은 사피르 테일러 로즈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드레스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