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신축 대신에…" 10명 중 4명은 구축 아파트

부동산R114, 수도권 아파트 연식 구간별 분석 결과
선호도 낮아도 '가격' 때문에…신축 거래 줄어

↑ 아파트 /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면서 매수자들이 신축보다 집값이 저렴한 구축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오늘(1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이번 해 수도권 아파트 준공 10년 이하 구간에선 거래 비중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10년 초과인 아파트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1분기 26.9%에서 4분기 33.0%로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11년~20년 이하 아파트는 25.8%에서 27.1%로, 30년 초과는 9.8%에서 11.4%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4분기 17.1%로, 1분기 (22.2%) 대비 5.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신축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짐에도 구축의 거래 비중이 커진 주원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으로 보입니다. 주택 시장이 회복되면서 신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매수자들이 구축으로 선회하거나 매수를 보류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가격은 5년 이하 아파트의 72.5%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2167만 원으로, 5년 이하인 2989만 원보다 부담이 덜합니다. 한편 준공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가격은 평당 3297만 원으로 가장 비쌌습니다. 이는 재건축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추진 중인 아파트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고금리뿐 아닌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금융이 축소되면서 높은 수준의 현금 보유력이 요구되는 것도 신축 아파트 매수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이번 해 수도권 아파트 연식 구간별 매매 거래 비중/ 사진=부동산R114 제공, 연합뉴스

최근 거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인허가, 착공 등 주택 공급지표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어 희소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신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오른 호가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도 부동산R114는 설명했습니다.

반면 과거에 '영끌' 매수가 많았던 중저가와 구축 아파트는 이자 부담 증가로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부동산R114는 "경기 위축과 맞물린 집값 추가 하락 우려로 매수자들이 가격 협상이 용이한 매물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인 만큼, 한동안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