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반짝했던 집값이 내리막길로 접어들더니 그 하락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전국 아파트값이 5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서울과 경기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거든요.
월급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떨어지니 가구당 평균 자산은 처음 감소를 보였습니다.
집마다 지고 있는 빚도 평균 1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장명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전통시장.
장을 보러나온 시민은 훌쩍 뛴 물가에 살 물건이 없습니다.
▶ 인터뷰 : 황진연 / 서울 을지로동
- "시장에 5만 원 갖고 오면 뭐 산 것도 없이 돈은 없어지고 집 가서 보면 산 게 없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감당이…."
장사가 안되니 상인들의 속도 타들어갑니다.
여기저기 빚을 내 근근히 꾸려가고 있는데, 대출금과 이자 갚는 것도 이젠 버겁습니다.
▶ 인터뷰 : 정승일 / 자영업자
- "물가가 너무 올라가니까 그거 쫓아가기도 어렵고 그래요. (대출 이자가) 한 2배는 더 오른 것 같아요."
올해 가구당 소득은 4.5% 증가한 반면,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8.1% 큰 폭으로 늘면서 덩달아 빚도 늘었습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82만 원으로 1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소득이 낮은 하위층의 빚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가구 5곳 중 1곳은 '억대 소득'을 기록해 상대적 빈곤율은 높아졌습니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도 5억 2,727만 원으로, 집값 하락에 따라 처음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 인터뷰 : 박은영 / 통계청 복지통계과장
- "(2012년) 조사 이후로 처음으로 자산의 감소가 나타난 것입니다. 부동산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그 영향이 가장 많이 작용한 것으로…."
자산 감소의 여파로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장명훈입니다. [ jmh07@mbn.co.kr ]
영상취재 : 전현준 VJ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