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자 몰래 휴대전화 성능을 떨어뜨리는 업데이트를 했다가 들켜 논란이 됐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는 애플이 웃었지만, 2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혀 소비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똑같은 아이폰6 두 대를 가지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켜봅니다.
같은 휴대전화에 같은 작업을 하는데 작업속도가 다른 게 한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2017년 애플이 배터리가 오래될수록 휴대전화 성능도 떨어뜨리는 업데이트를 몰래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조슬기 / 당시 아이폰 사용자 (지난 2017년)
- "애플 측에서 소비자에게 의견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오히려 기능이 더 감퇴하는 느낌이 있어서."
애플이 뒤늦게 고의 성능 저하를 인정했고 이는 '배터리게이트'로 불리면서 전 세계적인 소송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 1만 명도 성능저하를 미리 알려주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1인당 20만 원씩 모두 128억 원 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느려지는 대신 전원이 꺼지는 걸 막는 효과를 고려하면 성능저하라 보기 어렵다"며 애플 손을 들어줬습니다.
반면, 2심 법원은 최상급 성능을 기대하는 소비자 기대와 다른 업데이트를 하고도 알려주지 않은 만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1인당 7만 원씩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다만 1심 판결에 항소한 소비자는 7명뿐이라 애플은 각각 7만 원씩 모두 49만 원만 배상하면 됩니다.
▶ 인터뷰 : 김주영 / 소비자 측 변호인
- "1심 패소 판결이 내려진 이후 다 항소하기는 어려웠고요. 그래서 7명만 저희가 상징적인 의미의 항소를 해서 진행했습니다."
선고 직후 애플은 입장문을 통해 "고객의 제품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목적으로 제품 사용 경험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키거나 제품 수명을 단축시킨 적이 결코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종 배상 여부는 애플 측이 상고하면 대법원에서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강수연, 이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