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우리나라의 수출 1억 달러를 기념하며 제정된 무역의날이 오늘로 60년을 맞았습니다.
전쟁으로 세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수출을 통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냈는데요.
그 수출 발자취를 김종민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일본으로 수출될 쌀이 부산항에 있는 선박에 속속 실리고 있습니다.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1950년대, 우리가 해외에 팔 수 있었던 건 이렇게 쌀을 비롯해 김과 면직물 등 1차 생산품이 고작이었습니다.
1960년대 수출주도형 개발정책이 본격 추진되면서 서울 구로동 일대에는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할 공단이 처음으로 들어섰습니다.
▶ 인터뷰 : 대한뉴스 (1965년)
- "50개 기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인데, 총 고용 인원은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가발과 신발 등 경공업 제품과 섬유 제품의 수출이 늘면서 1964년 역사적인 수출 1억 달러를 기록합니다.
70~80년대에는 기술 발전으로 중공업이 본격 육성됐고, 선박과 철강은 물론 자동차까지 선진국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 인터뷰 : 대한뉴스 (1985년)
- "포니 엑셀 1,200대가 7월 말과 8월 초에 걸쳐 영국에 수출됐습니다."
1988년 무역 1천억 달러, 2011년 1조 달러를 달성했고, 1964년 세계 83위이던 수출은 이제 10위권 내로 올라섰습니다.
무역의날 60주년을 맞아 정부 주최로 열린 행사 현장인데요.
모두 1700여개 회사가 수출의탑을 수상했고,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면서 각각 300억 달러 탑과 200억 달러 탑을 수상했습니다.
▶ 인터뷰 : 윤석열 / 대통령
- "'수출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은 수출의 최일선에서 쉼 없이 뛰어오신 모든 기업인과 무역인 여러분의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자국 우선주의'·'각자도생'의 무역 질서 앞에서 수출 강국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전략이 절실합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치우친 것도 우리 수출 구조의 취약점인데요.
우리 수출의 새로운 주역으로 우뚝 서기 위해 친환경과 바이오로 승부를 걸고 있는 'K-벤처' 중소기업 두 곳을 유승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로션과 크림은 친환경 유기농 원료로 만들었고, 용기의 라벨은 손가락으로 떼어내기 편해 분리수거가 쉽습니다.
다 쓰고 난 뒤 새 제품을 다시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준비 중인 이 제품은 국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영호 / 화장품업체 국외영업총괄
- "앞으로는 지금 미국과 유럽, 그리고 러시아 지역으로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유승오 / 기자
- "친환경을 앞세운 우리 벤처기업들의 국외 진출은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제가 든 이 기기로 물과 공기의 오염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 손 크기의 수질 측정기에 물을 넣으면, 물의 오염도가 빛의 파장을 이용해 그래프로 나타납니다.
무선으로 연결된 실내 공기 측정기가 작동하자, 5분마다 모니터로 공기 상태를 보여줍니다.
▶ 인터뷰 : 피도연 / 측정기 업체 대표
-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지속가능경영)가 필요한 많은 곳에서 제품을 찾아주시고 있더라고요."
이 같은 친환경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면 정부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 인터뷰 : 조상현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서 차세대 반도체 분야, 그리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바이오 헬스, 전기차, 2차 전지 등 집중적인 R&D 투자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서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무역, 미래 60년은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진출하는 K-벤처에 달렸습니다.
김종민,유승오 기자
[victory5@mbn.co.kr, saysay3j@naver.com]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황주연 VJ
영상편집 : 송현주·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