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거리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게 빨간색 자선냄비죠.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온도탑이 설치되고 구세군의 거리 모금이 시작됐는데, 어찌 된 일인지 훈훈한 기부행렬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합니다.
윤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해로 6년째 노숙인 센터를 찾는 윤경석 씨.
윤 씨에게 이곳은 영하의 추위 속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몸을 녹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 인터뷰 : 윤경석 / 브릿지센터 이용자
- "자주 와서 여기 커피 있으니까 커피도 빼먹고 아침하고 점심 맛있게 잘 먹고 있죠. 침낭도 받고, 내복 따뜻하게 받고…."
하지만 센터 측은 운영에 쓰이는 기부금이 줄어들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 인터뷰 : 오승철 / 브릿지센터 센터장
- "모이는 금액, 돈에 맞춰서 일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혹은 더 좋은 것들을 제공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하는 순간들이…."
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됐고 광화문 광장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며 본격적인 연말 모금 행사가 시작됐지만, 기부 참여율은 해마다 감소세입니다.
시민들은 기부단체를 믿지 못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염경아 / 서울 무악동
-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불투명하고, 후원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어디다 쓰이는지…. 저도 이걸 과연 해야 하는지."
▶ 인터뷰 : 오기쁨 / 경기 파주시
-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서 저 같은 경우도 가끔씩 했는데 하고 싶지가 않아요. 약자들한테, 필요한 곳에 가는 건지 그게 가장 이제 의심스럽고."
전문가들은 사용 내역을 알 수 있도록 모금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석재은 /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본인의 모금액이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피드백을 받고 싶은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기부의 동기를 자극하는 방식의 다변화가 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스탠딩 : 윤현지 / 기자
- "추운 날씨와 함께 얼어붙은 기부문화,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달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합니다. MBN뉴스 윤현지입니다."
[hyunz@mbn.co.kr]
사랑의열매는 법정 모금기관으로 보건복지부 감사, 국정감사를 받는 대한민국 나눔플랫폼으로 기부금의 94%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지원되며, 공식 누리집을 통해 모금액과 기부금 사용내역 등을 연 2회 경영공시 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김미현
그래픽: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