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신분증 대신 휴대전화로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은 정부24에서만 발급이 가능한데요.
그런데 SNS에서 1만 원 정도만 주면 감쪽같은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엄연한 범죄인데다 악용 우려가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SNS에 '모바일 신분증'을 검색해봤습니다.
모바일 신분증을 위조해주겠단 게시글부터, 그걸 이용해 담배나 술을 샀다는 사용 후기까지 넘쳐납니다.
▶ 스탠딩 : 현지호 / 기자
- "취재를 위해 모바일신분증을 만들어달라고 직접 한 번 의뢰해봤습니다. 5분도 안 돼 이렇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보내줬는데요. '캡처 방지 시스템'이라며 아래쪽에 글자가 움직이는데, 얼핏 보면 진짜 같습니다."
이 가짜 신분증 만드는 데 1만 6천 원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육안으로는 구별이 어렵단 점입니다.
화면만 보면 거의 똑같아, 진짜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모바일 신분증 발급자 수는 약 340만 명, 전체 주민등록증 발급자의 8% 수준입니다.
현장에서 진짜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어떻게 검사하는지도 모르기 일쑵니다.
▶ 인터뷰 : A씨 / 술집 업주
- "이렇게 하면 진짜 모르겠는데요 잘…(슥 들어올 수도 있겠네요?) 그렇겠네요. 잘 봐야겠네…."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술집 업주들은 미성년자가 몰래 들어올까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실물 신분증만 받거나 모바일 신분증이 뭔지라도 알면 괜찮지만,
▶ 인터뷰 : 술집 직원
- "위조해서 갖고 오는 경우는 꽤 많아서 저희는 (모바일 신분증을) 아예 안 받거든요."
깜빡 속아넘어갈 가능성도 큽니다.
▶ 인터뷰 : B씨 / 술집 업주
- "(검사를 좀 하세요?) 그냥 이렇게 보고 '성인이구나' 이렇게만 하는데…이게(가짜 모바일 신분증) 진짜라는 거 아니에요? 스크롤이 움직이면…."
모바일 신분증도 위조해 사용하면 처벌받지만 학교에서 별도 교육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신고 없인 단속이나 적발하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박준상 / 변호사
-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긴 한데 이에 대한 인식이 좀 낮은 것 같고요…모바일 신분증이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게 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범죄 유형인 것 같습니다."
쓰기엔 편하지만 악용될 가능성이 큰 모바일 신분증.
정부는 만들어진 지 1년 반이 지나서야 뒤늦게 위조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현지호입니다. [hyun.jiho@mbn.co.kr]
영상취재: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오혜진
그래픽: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