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내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검색되고 있다면, 그것도 수 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선발한 정부 초청 장학생들의 상세한 신상정보가 5년 넘게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습니다.
최돈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직장인 A씨에게 최근 난데없이 메일 한 통이 날아왔습니다.
2018년부터 A씨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겁니다.
급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해봤더니 성별과 생년월일은 물론, 출신학교와 메일 주소, 연락처 등 10여 가지 A씨 신상정보가 여과 없이 떠있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A씨
- "공식적인 메일이 아니라고 처음에 생각해서 이게 뭐지 하다가 메일을 자세히 읽어보고 제 정보가 유출이 됐다…."
A씨가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을 통해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해외 국가를 다녀온 건 지난 2015년.
유출된 정보는 A씨가 지원 당시 기재했던 내용인데, 그마저도 전혀 무관한 자료에 A씨 정보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A씨
- "제 정보가 2018년 헝가리 관련 게시판에 올라갔고 그걸 2023년에 유출되고 있다는 걸 통보받았으니까, 굉장히 혼란스러웠죠."
피해는 A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A씨가 선발된 비슷한 시기, 2년 간의 다른 학생들의 개인정보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육원은 유출 사실을 5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피해 학생으로부터 인지한데다 이후 조치는 메일 한 통이 전부였습니다.
교육원 측은 2018년 당시 직원 실수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파일이 업로드돼 즉시 삭제 조치했는데 홈페이지 개편 과정에서 백업 파일이 복구되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피해 당사자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통해 직접 피해를 입증해야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3년간 공공기관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395만여 건.
이중 책임자에 대한 징계가 요구된 건 단 한 차례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최돈희입니다.
[choi.donhee@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