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류를 든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뒤따르는 문상철(오른쪽)씨. / 사진=메디치미디어 제공 |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측근이자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 전 수행비서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문상철(40) 전 비서관이 사건 전후 과정을 그린 책 '몰락의 시간'을 최근 출간했습니다.
문 전 비서관은 지난 2011년 충남지사 비서실 메시지와 여론조사 담당 비서관으로 안 전 지사와 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장기 대선 전략인 '안희정의 공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대선 후보 경선 준비 '코어팀',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수행팀장까지 약 7년간 안 전 지사 측근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한 통의 전화가 그의 정치 인생을 뒤바꿨습니다.
그의 책 '몰락의 시간'에 따르면 문 전 비서관은 지난 2018년 2월 26일 김 전 비서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시 김 전 비서는 울먹이며 "선배, 저 지사님께 성폭행을 당했어요.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안희정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지난 7년간의 여정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책의 전반부엔 '노무현의 뜻을 계승할 미래주자'였던 안 전 지사가 어떻게 권력에 취하고 그 카르텔에 잠식돼가는지 기술돼있습니다.
문 전 비서관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들을 먼저 청해 귀담아 듣던 초기와는 달리 점차 반대 의견에 불편함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더 철옹성 같은 의전을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책에는 안 전 지사의 의전 중독, 여성 편력, 팬덤 정치의 폐해, 해외 방문 때마다 접근해오는 외국 로비스트, 선거판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역술인들까지 찾게 된 과정 등도 나옵
문 전 비서관은 '안희정 사건'을 겪으며 안희정이라는 정치가, 자신이 믿었던 미래가 몰락하는 과정을 마주했습니다.
그는 "가해자 한 명의 잘못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2, 제3의 안희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