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식시장이 2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나면서 시중은행에서만 16조 원어치 판매된 홍콩 ELS 상품에서 수조 원대 손실이 임박했다는 보도 전해 드렸는데요.
손실이 확정되는 시기가 임박하면서 이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과 판매한 은행 간 분쟁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아파트를 판 돈 9억 원이 반 토막 날 위기에 처한 74세 이 모 씨.
3개월 단기사채에 재투자하러 은행을 찾았지만, 은행원 추천으로 가입된 상품은 나중에 보니 홍콩 ELS였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홍콩 ELS 투자자
- "3개월짜리는 다 떨어지고 6개월짜리밖에 없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럼 6개월 후에는 반드시 찾느냐 내가 그 얘기까지 했어요. 가입할 당시에 누누이 그렇게 원금 보장되는 상품이 없느냐 그러고 안전한 걸 해 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속이고 이거를 가입을 시키느냐 이런 얘기예요. 금융 지식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을."
10년 넘게 거래하던 은행 직원 권유로 전 재산 2억 7천만 원을 투자한 74세 김 모 씨도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홍콩 ELS 투자자
- "내가 진짜 저기 한데 이거 글씨를 내가 진짜 못 배웠어요. (은행 직원이) 사모님 저기 내가 좋은 상품이 있고 좋은 이자가 많이 나오는 거 내가 이렇게 해드릴게요. 나는 그냥 그거 적금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홍콩 H지수에 연계된 주가지수연동 파생상품 ELS는 만기에 3% 남짓한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기준보다 지수가 급락하면 원금 전체를 날릴 수도 있는 초고위험 상품입니다.
10월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홍콩 ELS 상품 관련 민원은 총 25건 중 17건이 65세 이상 고령자의 민원이었습니다.
은행들은 고객 모두에게 충분한 설명을 거쳤고 절차대로 가입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설명 과정에서 손실 가능성을 축소한 정황도 발견됩니다.
▶ 인터뷰 : 가입 권유한 은행직원(고객 통화내용)
- "전쟁도 나고 이럴 거라고는 진짜 예측을 못했어요. 이게 정말 무책임한 말처럼 들리시겠지만, 그동안에 또 그래프도 보고 판단을 했던 거고, 본점에서도 또 이런 상품들이 이 지수들이 들어간 것들이 괜찮다고 해서."
내년 초부터 만기가 돌아오면 손실 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수조 원 대에 달할 것으로 보여 금융감독원은 각 은행에 대책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