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하면 오징어가 떠오를만큼 '울릉도 오징어'는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었는데요.
하지만 최근엔 울릉도 연안에서 오징어 어획량은 크게 줄고, 대신 필리핀이나 타이완에서나 볼 수 있던 열대성 물고기가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급격한 수온 상승이 원인입니다.
보도에 최돈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과 위도가 비슷한 울릉도.
난류와 한류가 만나 어족이 풍부하고 다양해 황금어장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최근 울릉도 바닷속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노랗고 푸른 빛깔의 물고기 수백 마리가 무리지어 다닙니다.
필리핀과 타이완 바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열대성 어류인 파랑돔입니다.
몇년 전부터 울릉도 해역에 간간히 포착되더니 최근 들어 개체수가 10배로 넘게 늘었습니다.
따뜻한 수온에서만 지내는 연무자리돔도 울릉도 연안에서 처음 포착됐습니다.
▶ 인터뷰(☎) : 김병직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수온 자체가 높아지면 온대성 어종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수온대가 위로 올라가게 되니까 거기에 따라서 이동한 것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의 최근 3년 동안의 조사 결과, 울릉도 연안에 열대·아열대 어류 출현율은 60%에 달했습니다.
울릉도 연안에 자리잡고 있던 온대성 어류보다 1.5배나 많아진 겁니다.
큰점촉수와 자바리 등 생소한 어종이 보이는 대신 울릉도 연안에 터를 잡고있던 어종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울릉군 관계자
- "전통적으로 잡히는 어종은 확실히 줄긴 했습니다. 울릉도 오징어가 제일 많았는데 전년도 대비해서 어획량이 줄긴 했습니다."
지난 2010년 이후 한반도 주변 평균 수온이 이전 10년보다 0.8도 상승했습니다.
전 지구 수온 상승 속도보다도 빠릅니다.
빨라지는 바닷속 생태계 변화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지만 울릉도 연안 어류에 대한 조사는 2005년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MBN뉴스 최돈희입니다.
[choi.donhee@mbn.co.kr]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송지수
화면제공 : 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