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파이프로 맞고 갈취당했다"…대학병원 전공의 폭로에 가해 교수 '진료 금지'

【 앵커멘트 】
의대 전공의 실습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실수를 하면 호되게 혼나기도 하고 벌도 받으면서 엄격하게 진행됩니다.
그런데 그 수준이 쇠 파이프로 맞을 정도라면,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광주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가 교수의 상습폭행을 폭로했는데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대학병원 복도입니다.

의료진과 환자들이 오가는데, 교수가 전공의에게 손찌검합니다.

전공의는 계속 고개를 숙이지만, 또다시 뺨을 때립니다.

다른 과 전공의와 어울린다며 복도에서 훈계를 받는 장면입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이보다 더한 폭행 정황이 담겼습니다.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교수의 언성과 함께 폭행을 당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상습적으로 이뤄진 정황도 포착됩니다.

"하루에 한 대라도 안 맞으면 넌!"

참다못한 피해 전공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상과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쇠 파이프로 구타를 당하고, 안경이 날아가 휠 정도로 뺨을 맞았다고 합니다.

또,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해당 전공의는 그동안 묵인 시 됐던 전공의 폭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공론화를 결심했다며 해당 교수의 해임을 촉구했습니다.

대학병원 측은 피해 전공의와 교수를 분리하고, 징계위원회 개최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 인터뷰 :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
- "(전공의 폭행) 모두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고, (인사 처분까지) 이미 예약된 외래나 수술 이외에 모든 진료를 금지시켰습니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입장문을 내 피해 전공의에게 사과하고 2차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화면출처 : 보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