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인데, 추가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땅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차량이 종잇장처럼 구겨집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여전합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당시 부서진 5층짜리 이 아파트는 외벽에 금이 가고 부서졌지만, 이처럼 낙하 방지망만 설치한 채 그대로 남았습니다."
처음엔 자연 지진인 줄 알았는데,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 결과 지열발전을 위해 땅속 깊이 물을 주입하고 빼면서 단층을 자극해 일어난 촉발지진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가 소송인단을 꾸려 국가와 포스코 등을 상대로 '1인당 천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5년이 지난 오늘 재판부는 "국가 등 피고는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200만에서 3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인터뷰 : 서재희 / 지진 피해 주민
- "(어머니는)8개월 동안 입원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판결은 저한테 좀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입니다.
▶ 인터뷰 : 모성은 /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공동대표
-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방불케 하는 힘없는 우리 시민들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떳떳하게 그것도 자랑스럽게 승소를 했습니다."
재산과 신체 피해에 대해서는 '포항지진 피해구제 특별법'이 만들어져 지난해까지 4,980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습니다.
이번 판결로 위자료를 받는 시민은 5만 명 정도인데 청구금액이 4만 2천 원으로 적은 경우도 있어 총 보상 금액은 400억 원가량입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포항시민 45만 명이 추가로 소송을 낼 것으로 보여 총 배상금은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