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부쩍 겨울이 성큼 온 것 같은 요즘, 혼자 살다 혼자 맞이하는 죽음 '고독사'가 서울에서 사흘 새 3건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는 고독사란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홀로 임종을 맞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발견되는 죽음을 말합니다. 다만, 서울시는 보통 3일이 지나 발견되면 고독사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사진=고독사 |
지난 7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에서는 홀로 살던 70대 남성 A씨가 숨진 지 열흘 만에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의 집 앞으로 배달된 요구르트가 며칠째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이상하게 본 이웃이 신고하면서 알려졌는데요.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도 "인기척이 없다"는 이웃의 신고로 홀로 살던 60대 남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씨는 근로 능력이 있는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였는데, 최근 지병이 악화돼 지난달부터 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틀 뒤에도 쓸쓸한 죽음은 이어졌습니다. 지난 9일 서울 구로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홀로 살던 80대 남성 C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이번에는 관리비가 몇 달 째 체납되자 이상하게 여긴 주택 관리자의 신고로 확인됐고, 일단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MBN취재를 종합하면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가 심해 주변에 고약한 냄새가 났으며, 구더기 등이 현관문 앞에 들끓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경찰도 정확한 사망 시기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고, 정확한 부검 결과는 한 달 정도 나올 예정입니다. C씨는 건설직 근로자로 기초수급자가 아니라 주민센터 관리 대상은 아니었지만 전기 요금과 수도 요금 등을 장기간 미납해 독촉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B씨는 모두 관리 대상으로 주민센터는 매달 1차례 이상 유선과 대면 상담을 진행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고, C씨는 아예 고독사 예방을 위한 위기가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고독사는 A,B,C 세 사람의 이야기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고독사 수가 늘었습니다. 매년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죽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정부는 2027년까지 고독사 20% 감축을 위해 통·반장을 중심으로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을 하는 등 분주합니다. 하지만 현재운영 중인 음식 배달이나 대면 상담 등 찾아가는 모니터링 서비스조차 촘촘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대상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는 커녕 직접 안부 확인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고독사 위험군이라는 낙인을 꺼리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게 보완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일본에서는 고독사 대신 무연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가족을 비롯한 사회 누군가와 연이 닿지 않은 사람들이 죽는다는 뜻인데요. 고독사의 근본 원인은 복잡하겠지만, 적어도 지역 안전망이 작동했는지 지자체만 바라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독사는 결국 인간관계의 단절과 고립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가 경제력을 잃고 홀로 사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주거나 지자체의 가정
[오지예 기자/ 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