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이려면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 갖느냐에 달려있어"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7일)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언급한 환자를 두고 "지금 환자는 국민의힘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표심이 무엇인지 잘 인식해야 하는데, 아직 인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에서 인 위원장과 약 40분간 회동한 김 전 위원장은 최근 국민의힘 혁신위의 활동을 두고 "(혁신위가) 혁신안이라는 것을 여러개 만들어냈는데, 그것에 대한 현실성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하고, 거기에 대한 반응이 현재 없다"며 "당대표가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그 두 단계에 있어서 혁신위원장으로서 운신의 폭이 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대통령실에도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최종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용산"이라며 "용산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지, 그쪽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당에서 변화가 있겠냐"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혁신위의 처방이라는 건 아직까지 약효가 잘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당에 약을 먹이려면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있다"며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니까 (대통령의) 얼굴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변할 수도 있는 것이고,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인 위원장이 언급한 친윤, 중진들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와 관련해선 "험지 출마는 의미가 없다"며 "지난 21대 총선 때 황교안 전 당대표가 종로에 출마했는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22% 차이로 진 것처럼, 아무나 갖다 놓으면 당선 된다는 게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성공 여부는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있다, 일반 국민들이 진짜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정치판을 바꿔야겠다고 판단하는 거면 성공하는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나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들은 인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이 '당신 의사 아니냐'며 '처방은 참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며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거냐, 환자가 약을 먹어야 한다,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인 위원장은 독대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환자'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의엔 "정치 진단이라고 누구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