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소리 없이 사진 찍을 수 있을까…휴대폰 촬영음 자율화 85% "찬성"

휴대폰 '찰칵' 소리, 국내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나도록 설정돼있어
촬영음 규제 효과 없다 vs. 불법 촬영 더 증가한다 의견 대립

↑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 85%의 국민은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촬영 시 나는 '찰칵' 소리를 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제(6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서 지난 10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응답자가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 유무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데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응답자 3850여명 중 약 85%(3280명)가 ‘휴대전화 촬영음 자율화’에 찬성했으며, 촬영음 설정 자율화를 반대하는 의견은 14.8%(570명)였습니다.

권익위는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민원이 다수 들어오자 이러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정리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권익위는 "휴대폰 촬영음 규제가 효과가 없고 시대에 맞지 않는 일괄 통제라는 지적이 있다"며 "반면 자율화하면 불법 촬영이 더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대립하고 있어 국민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자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2004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불법 촬영 방지를 목적으로 국내 휴대폰으로 카메라 촬영 시 일정 크기의 소리가 나도록 하는 내용의 표준안을 제정한 바 있습니다.

이 표준안은 민간 업계의 자율 규칙이라 법적으로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등 IT업계가 공유하는 표준안이라 국내 휴대폰에는 의무적으로 설정돼있어 개인이 임의로 촬영음이 나지 않도록 설정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불법촬영을 막겠다는 본 취지와는 달리 불법 촬영 범죄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권익위에 의하면 2004년 TTA에서 규제안을 도입한 이후에도 2004년(231건), 2011년(1523건), 2015년(7623건), 2019년(5,762건)으로 지속적으로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했으며, 2015년부터는 매년 5000건 이상의 불법촬영 범죄가 적발되고 있습니다.

별도의 무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등 촬영음 통제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또한 권익위에 의하면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음을 통제하는 국가는 유엔 139개 국가 중 한국과 일본 뿐입니다. 카메라 촬영음을 피하려고 해외에서 휴대폰을 구매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권익위 측은 "정부 부처나 기관이 아니라 민간의 자율 규약이기 때문에 카메라 촬영음 규제를 없애라고 명시적인 권고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간 카메라 촬영음에 대해 제기된 국민의 여러 의견과 세계적 추세 등을 참고해 달라고 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