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패스밴더가 데이빗 핀처 감독과 함께 찍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화제성 있는 영화다. 킬러를 인간적이고 쿨하게 그리는 다른 영화와는 달리 <더 킬러> 속 주인공은 가차 없이 죽이고, 누구든 죽인다. 건조해서 오히려 쿨한 영화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더킬러 스틸컷(넷플릭스 제공) |
데이빗 핀처 감독이 1995년 개봉한 연쇄 살인 스릴러 <세븐>에서 함께 작업했던 작가 앤드루 케빈 워커와 재회한 영화 <더 킬러>는 냉철한 킬러가 단 한 번의 실수로 타깃을 놓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누아르 스릴러다.
알렉시 놀랑(일명 ‘마츠’)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마이클 패스밴더는 어떤 감정도 없이 무표정으로 총을 쏴대는 텅 빈 모습의 킬러를 그린다. 영화 속 주인공은 최첨단 장비나 조직 대신 아마존과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며, 자기만의 단순하고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함정에 빠뜨려 제거한다. 관객들이 예상치도 못한 타임에 가차 없이.
↑ 넷플릭스 제공 |
주인공이 목표물을 관찰하는 잠복 장면의 아파트 신은 데이빗 핀처 감독이 모티브로 삼았다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을 떠올리게 한다. 길게 이어지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을 따라 관객들은 킬러가 듣는 음악을 함께 듣는다. ‘그 입 다물어, 어떻게 네가 내 방식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더 스미스 ‘How Soon Is Now?’ 中)
↑ 더 킬러 스틸컷(넷플릭스 제공) |
주인공의 내면을 드러내는 음악, 지루하다 싶게 이어지는 내레이션
[글 최재민 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