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제

아파도 괜찮아, 지켜 줄게
반려인들, 경제적 부담 줄어들 전망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2022년 동물 보호 국민 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 중 병원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45%로 나타났다. 보호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역시 동물병원이었다. 반려동물 병원비에 관한 화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나마 진료비 부가세 면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반려인들은 경제적 부담을 조금 덜게 되었다.

↑ [사진=언스플래시]

동네 개 엄마들을 만나면 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하소연 같지만 알고 보면 좋아 죽겠는 개 사랑담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정보 교류가 많다. 어디 병원이 내과 진료를 잘 보는지, 과잉 진료가 없는지, 어디 미용실이 노견을 받아 주는지, 새로 생긴 애견카페는 어떤지 같은 소식부터, 어디 공원이 사람이 적어 산책하기 좋다는 등의 꿀팁도 쏟아진다. 그중 단연 핫한 정보는 병원 관련이다. 사람과 달리, 병원비가 한두 푼 아닌 점이 늘 걱정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이 있다. 지난 10월1일부터 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제 항목이 102개로 확대 시행되고 있는 것. 그동안은 질병 ‘예방’ 목적으로 행해지던 일부 진료 항목에 관해서만 부가세를 면제하던 것을, 이제부터는 ‘치료’ 목적의 진료 항목까지 포함해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반려인들은 예방 접종과 중성화 수술 등의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10%의 부가세를 부담해 왔다. 그러나 이제 꽤 폭 넓은 항목에서 진료비의 10%에 해당하는 부가세를 면제 받음으로써, 반려인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게 되었다.
진료 분야별로 대표적인 면제 항목을 살펴보자. 지금까지 해당 사항이 없던 진찰이나 입원, 예방 접종, 조제·투약과 관련해 부가세 면제가 가능해졌다. 또 [검사] 항목에서는 엑스레이(X-ray),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진단 의학적 검사는 물론이고, 병리학적 검사(혈액, 조직, 세포, 뇨, 분변, 항생제 감수성, 전염병 키트 검사)와 계통별 기능 검사(순환기계, 신경계, 안과계, 근골격계)가 면제 대상이다. [증상]에 따른 처치로는 구토, 설사, 기침, 소양증, 발작, 황달, 호흡 곤란, 혈변, 혈뇨, 마비 증상 등 11가지 진료가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외이염, 아토피성 피부염, 위장염, 식이 알레르기, 기관지염, 방광염, 피부사상균증처럼 비교적 일반적이고 발생 빈도가 높은 질병부터, 심장사상충증, 만성 신부전, 폐수종, 간질, 폐렴, 고혈압, 당뇨 등을 포함해 19개 [내과·피부과] 처치에서도 부가세를 면제받는다.
[안과]에서는 결막염, 유루증, 고양이 허피스 각막염, 각막궤양, 백내장, 녹내장, 안검염, 포도막염, 각막이상증, 제3안검 탈출증 등 19개 항목이 대상이며, [외과] 진료 중에는 중성화 수술과 유선 종양, 자궁축농증, 항문낭염, 전방십대인자 파열, 골절, 식도 이물을 포함해 18개 항목이 여기에 해당한다. [치과] 치료로는 발치와 스케일링을 포함해 구내염, 치은염, 고양이 치아흡수성병변, 치근단 농양에 관한 처치에서 부가세를 면제받는다. 이 밖에도 위장관 출혈, 심인성 폐수종, 비녈, 복막염, 중독, 심폐소생술, 쇼크 처치, 산소 공급 등 20개 [응급] 처치 역시 면제 대상이다.
세부 항목을 죽 훑어보니 반려동물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병들을 포함한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 잠시 안도해 본다. 당장은 10%라는 숫자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긴 시간 고비용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반려인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나처럼 노령의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이도, 아픈 곳이 많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이도, 과도한 비용 부담에 짓눌려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