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주춤해도 서울 신축 분양 시장은 뜨거웠는데, 이 마저도 식어가고 있습니다.
4천 가구 대단지에 초역세권이지만, 청약 경쟁률이 두 달 전 분양한 인근 단지의 4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 곳이 등장했습니다.
분양가가 연 초에 비해 3억 원 높였더니 수요자들이 외면한 건데, 올려도 너무 올린 걸까요?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이문·휘경 뉴타운에 들어설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입니다.
지하철 1호선 초역세권인데다, 강북권에서는 드물게 4천 세대 넘는 대단지로 지어지고 있어 관심이 컸습니다.
▶ 인터뷰 : 김준형 / 서울 강서구
- "청약 관심 있어서 아기도 같이 살고 하다 보니까 집도 좁고 알아보던 차에 청약을 한다기에 관심 가서 모델하우스 보러 왔어요."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1순위 787가구 모집에 청약통장을 쓴 사람은 1만3천 명.
평균 경쟁률 16.9대 1로, 같은 뉴타운에서 앞서 분양에 나선 다른 단지들에 비하면 경쟁률이 절반 수준도 안 됩니다.
올 초 9억 원대이던 전용 84㎡ 분양가를 13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린데다,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청약 열기가 꺾인 겁니다.
전용 59㎡가 9억 원대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경기 광명시 아파트 청약 역시 1순위 경쟁률이 10대1을 겨우 넘기는 데 그쳤습니다.
▶ 인터뷰(☎) : 함영진 / 직방 빅데이터랩장
- "고금리 장기화나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청약 경쟁률이 인기 지역의 경우에도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높아지고, 부동산 PF 위기로 신규 공급 마저 위축되면서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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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그래픽 : 유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