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공식 유튜브에도 올라와 화제
"재밌다" vs "피해자 있는 사건인데"
↑ 사진 = 충주시 유튜브 캡처 |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와 결혼 예정이었던 전청조 씨에 관한 '밈(meme·인터넷 유행어)'이 온라인 상에 확산되면서 "실제 사기 피해자가 있는데 유머로 소비해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청조 씨에 관한 '밈'은 한 매체에서 전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전 씨가 재벌 행세를 하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업가 A씨에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는 과정이 지난달 26일 공개된 건데, 해당 메시지에는 "Ok. 그럼 Next time(다음)에 놀러 갈게요. Wife(아내)한테 다녀와도 되냐고 물었더니 ok 했어서 물어봤어요. But you friend(하지만 네 친구)와 같이 있으면 I am(나는) 신뢰에요"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I am~에요"라는 문구로 도배가 됐고, 전 씨의 이름을 따서 '휴먼청조체' 등으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개그우먼 엄지윤 씨도 지난달 30일 SNS에 "OK.. Next Time... I AM 엄청조"라는 글과 함께 전 씨를 흉내 낸 사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을 두고 "유머 소재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엄 씨는 전 씨를 흉내 낸 사진을 삭제했습니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예능 '런닝맨'에서도 해당 밈이 자막으로 사용됐고, '태계일주 베이스캠프' 유튜브 채널에는 'Madagascar 가요 그래서 I am 수중교육 받아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기도 하는 등 예능계에서는 '전청조 밈'이 활발히 쓰이는 모양새입니다.
지난달 31일인 어제는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전 씨를 패러디한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습니다.
'전충주'라는 제목의 7초짜리 짧은 영상에는 충주시 홍보맨으로 이름을 알린 김선태 주무관이 선글라스와 검은색 바지, 일회용 컵 등 전 씨를 따라 분장한 뒤 경호원 분장을 한 남성 2명을 대동한 장면이 담겼습니다.
'진짜 고향이 어디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김 주무관은 "I am 충주예요"라고 답합니다.
뒤이어 나온 검은색 화면에는 "Ok…그럼 Next time에 기부할게요. 고향 Love 기부제"라는 자막을 띄웠습니다.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센스있다", "I am 그리워요 충주.... next time에 충주 go할 예정이에요", "최신 밈을 사용해서 행사 홍보하는 것도 능력", "고향사랑기부제가 이렇게 기억에 남을 일이냐, 성공적인 홍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실제 사기 피해자가 있는데 이런 영상을 올려도 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청조 밈'과 관련해 대중문화 평론가 위근우 씨도 비
위 씨는 "명백한 사기 피해자들(남현희를 제외하고도)을 양산한 사기꾼이 사기를 위해 쓴 말이라면 적어도 기업 마케팅에서는 지양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기꾼에 대한 비웃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런 사기에 속은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까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