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이문아이파크자이 모델하우스 외경 |
추석 연휴가 끝나면 아파트 분양이 쏟아진다더니, 한 달이 지나서야 모델하우스가 여기저기 문을 여는 모습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습니다. 전국 10개 단지에서 7,553가구가 이번 주 청약 접수에 들어가는데, 관심 단지도 일부 보입니다.
가장 주목되는 단지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들어서는 ‘이문아이파크자이’입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주택재개발 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6층~지상 최고 41층 25개동, 4,321가구 초대단지입니다. 일반분양도 전용면적 20~102㎡ 1,467가구에 달합니다.
이 단지가 속한 이문·휘경뉴타운에서는 올해 이미 두 건의 아파트 분양이 있었습니다. 지난 4월 분양에 나선 휘경3구역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몰려 51.71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8월 이문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가 468가구 모집에 3만7,024명이 청약하며 평균 79.11대 1로 마감됐습니다. 두 단지 모두 5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한 것입니다.
↑ 이문휘경뉴타운 정비구역 결정도, 자료: 동대문구청 |
그런데 이번에 청약에 들어가는 이문아이파크자이는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세대), 래미안 라그란데(3,069세대)보다 세대수가 더 많고, 서울지하철1호선 외대앞역이 그야말로 ‘코앞’입니다. 뉴타운 내에서도 가운데에 위치해 1만7,000가구 규모 이문휘경뉴타운의 인프라를 골고루 누릴 수 있는 장점까지 있는데,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분양가입니다.
이문아이파크자이의 분양가는 전용 59㎡는 8억2,882만~10억892만 원, 84㎡는 11억13만~13억229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4월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 분양가격이 전용 84㎡ 기준 9억6,000만~9억7,600만 원이었고, 8월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84㎡가 10억7,800만~10억9,900만 원에 분양됐던 것과 비교하면 가장 높습니다. 전용 84㎡ 최고가를 기준으로 8월보다는 2억 원 정도, 4월보다는 무려 3억 2,000만 원 이상 높아진 금액입니다.
조합이나 시공사는 이전 두 단지 분양할 때보다 상황이 좋아졌고, 공사비가 가파르게 뛴 데다 입지가 더 좋으니 시장이 받아줄 거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에 가파르게 뛰는 분양가에 수요자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분양에 나섰던 단지들이 고분양가 논란 속에도 연이어 두자릿수 청약경쟁률로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지만, 당첨자 상당수는 계약을 포기해 무순위 청약이나 선착순 물량으로 나오는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이문아이파크자이 모델하우스 오픈 첫날 현장을 다녀온 취재기자에 따르면 내부는 방문객으로 북적였다고 합니다. 도시정비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청량리권역에, 이문휘경뉴타운 대장주, 4천 가구가 넘는 대단지 등 두달 남은 올해 막바지 분양시장 최대어로 주목받는 단지인만큼 당연한 관심인 듯 합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급격히 뛴 분양가 부담에 가중되는 금리 인상 압박,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첩첩산중인 대내외 경제 상황을 이겨내고 ‘완판’을 이룰 수 있을까요? 올해 3분기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이 연간 공급 목표의 44% 수준에 불과하다는데, 향후 분양시장 가늠자가 될 이 단지 청약이 혹시라도 흥행에 실패해 다시 분양이 얼어붙지는 않을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모델하우스 내부 |
[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