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아버지가 "땅을 아들에게 주겠다"고 동영상을 남겼지만, 법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유언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유언이 아닌 아버지가 죽기 전에 한 증여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했는데, 법원은 증여로도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를 이상협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8년 1월 경남 거제에 땅을 갖고 있던 아버지는 차남 A 씨에게 재산분배에 대한 유언을 남겼습니다.
아버지는 대부분의 땅을 A 씨에게 주고 장남에게는 땅의 일부만, 나머지 형제들에게는 2천만 원씩만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법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유언으로서 인정받지 못했고 아버지가 사망한 뒤 재산은 법정상속분 규정에 따라 배분됐습니다.
그러자, 차남은 영상을 근거로 유언은 아니더라도 아버지가 생전에 재산을 물려주기를 약속하고 사망 이후 약속의 효력이 발생하는 이른바 사인증여로 볼 수 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 법원과 달리 2심 법원에선차남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에선 증여로 볼 수 없다며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 인터뷰(☎) : 김규현 / 변호사
- "아버지가 말만 하는 내용만 있고 아들이 '내가 승낙합니다' 이런 말 안 했겠죠. 그래서 그건 이제 계약으로 볼 수도 없으니까 사인 증여도 안 된다."
대법원은 사인증여는 주고받는 사람 사이에 청약과 승낙에 대한 합의가 증명돼야 하는데 이런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아버지가 유언의 형식으로 말을 하고 있어 사인증여로도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MBN뉴스 이상협입니다. [lee.sanghyub@mbn.co.kr]
영상편집 : 김상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