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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에 골프장 잔디 불 지른 40대, 팔자걸음에 덜미

기사입력 2023-10-21 09:20 l 최종수정 2023-10-21 14:16
재판부 "걸음걸이는 망막이나 지문처럼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점 있어"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직원을 괴롭혀 다니던 골프클럽에서 권고사직 되자 회사가 관리하는 잔디밭에 불을 지른 40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부 이영진 부장판사는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17일과 4월 1일 저녁 시간에 B 골프클럽에서 관리하는 잔디에 불을 내 각 70평과 450평을 태우는 등 공공의 위험을 발생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사기관은 A씨가 2021년 동료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수재물손괴와 지속적 괴롭힘 행위를 저질러 지난해 3월 15일 B 골프클럽에서 권고사직 된 것에 화가 나 범행했다고 보고 A씨를 기소했습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골프클럽 CCTV 영상 속 인물은 자신이 아니며 불을 낸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화재 발생 당일 A씨가 외출했던 사실과 그의 외출 복장이 CCTV 영상 속 인물의 복장과 일치하는 점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오랜 기간 A씨와 근무했던 직원들이 CCTV 영상 속 인물의 키, 체형, 얼굴 모양, 안경 만지는 모습에 더해 팔자걸음으로 걷는 특이한 모습을 보고는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걸음걸이는 망막이나 지문처럼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A씨와 장기간 근무했던 직원들이 CCTV 영상을 보고 공통으로 피고인을 지목한 게 비과학적이라거나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방화 범죄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서

자칫하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고, 피고인은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화재가 초기에 발견돼 중한 재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점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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