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내부 평가위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지속적인 수의계약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업체가 창업한 지 한 달만에 용역을 맡겼는데, 내용도 부실한 보고서에 지급한 총 금액이 10억원에 달해 특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안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한 교육 업체가 창업진흥원에 제출한 해외 창업 현황을 다룬 연구용역 보고서입니다.
각각 2021년과 지난해 만들어졌는데, '436달러'를 '436달'이라고 쓴 오탈자를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최근에 만든 보고서에 오히려 이전보다 철 지난 통계를 사용하거나, 본문과 표의 내용이 다른 점도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안병수 / 기자
- "창업진흥원은 이 업체가 설립된 지 한 달만인 2017년 8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7건의 연구 용역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약 규모는 총 10억원, 이 중 절반이 넘는 9건이 수의계약입니다.
이 업체의 대표는 창업진흥원의 '창업사업 평가위원'으로 사실상 진흥원의 관계자였습니다.
입장을 듣기 위해 찾아갔지만, 상호명과 다른 간판이 붙은 사무실에 근무자는 없었습니다.
- "계신가요?
- "대표님 안계신데요.(저는) 사무실 일부만 빌려 사업을…."
업체 대표는 원래부터 창업진흥원 측과 몰랐던건 아니라면서도, 특혜 의혹은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A업체 대표
- "(창진원이) 사단법인이었을 때부터 잘 알고 있고 어떻게 만들어진지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그거에 관심들이 많으니까 거기에 과제들을 제가…."
하지만, 석연치 않은 계약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종배 / 국민의힘 의원
- "창진원과 업체 간 유착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창진원이 다른 곳에도 불필요한 용역을 맡긴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와 감사가 필요…."
창진원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며 형식적인 해명만 보내왔습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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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한영광 기자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