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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란 사실을 잠시 잊었다" 20시간 감금됐던 할머니…무슨 일?

기사입력 2023-10-19 17:15 l 최종수정 2023-10-19 17:28

하마스 공격 생존자인 라헬 에드리(가운데)와 그의 남편(왼쪽), 경찰관인 아들(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 하마스 공격 생존자인 라헬 에드리(가운데)와 그의 남편(왼쪽), 경찰관인 아들(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하마스 대원들과 20시간을 버틴 끝에 구출된 65살 이스라엘 할머니가 이스라엘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헬 에드리 할머니는 가자지구 경계에서 약 40㎞ 떨어진 마을 오파킴에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 7일 오전 하마스의 공습과 함께 라헬 할머니의 집에는 무장한 하마스 대원 5명이 들이닥쳤습니다.

곧바로 라헬과 그의 남편은 2층 침실에 갇혔습니다.

라헬 할머니는 수류탄을 찬 하마스 대원 한 명이 자신의 얼굴을 총 손잡이로 내려치는 등 두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를 달랬습니다.

라헬 할머니는 "그들 중 한 명은 나를 보고 자신의 엄마가 떠오른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에게 '정말로 난 네 엄마와도 같다. 내가 널 도와주고 돌봐주겠다. 무엇이 필요하냐'고 말했다"고 떠올랐습니다.

할머니는 하마스 대원들에게 자신이 당뇨가 있어 인슐린 자가주사를 해야 한다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며 그들의 감시망에서 조금씩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하마스 대원들에게 다가가 차와 쿠키, '제로 콜라' 등을 대접해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풀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음식을 먹고 나자 그들을 훨씬 진정이 됐다"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이들이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잠시 잊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오후 4시가 넘어가자 라헬 할머니에게는 이들이 또 배가 고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금된 지 20시간가량 지난 8일 새벽 라헬 할머니 부부는 구조됐습니다. 경찰관인 아들 에비아타르 에드리가 집안 구조를 직접 그려 구조대의 진입을 도왔습니다.

하마스 대원들은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 경찰의 총에 사살됐습니다. 구출 과정에서 라헬 할머니 가족은 충격을 받기도 해 현재 호텔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극적인 사연이 전해지면서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서 라헬 할머니는 희망의 아이콘이자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텔아비브 거리에는 라헬의 얼굴과 애국 여성을 상징하는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의 이미지를 합친 벽화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라헬은 어제(18일) 다른 하마스 공격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텔아비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 포옹을 나눴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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