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외국인 기관 투자자 행세를 하며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고 속여 개미투자자를로부터 1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신종 사기 수법이 드러났습니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는 훨씬 더 많이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고 속인 건데, 확인된 피해자만 50여 명에 달합니다.
최은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하반기 상장 종목 중 가장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산로보틱스.
투자자 A씨는 스스로를 외국인 기관 세력이라고 소개한 이들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습니다.
개인은 1억 원을 예치해도 공모주를 몇 주밖에 배정받지 못하는데, 자신들은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 투자하라는 겁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A씨
- "우리는 맥쿼리증권이라는 곳이고, 기관 세력과 3자 연합을 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이렇게 현혹을 시키더라고요."
실제로 그들을 통해 배정받은 주식은 2만 5천 주, 주식 가격만 5억 원이 넘습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A씨
- "2만 5천 주를 받는다고 하니까 그때는 이거 한 방이면 끝이다, 이런 생각이 막 든 거죠. 그래서 억지로 돈이 없지만 정말 빌리고 꾸역꾸역 넣어서 대출까지 받고 했는데…."
상장 당일 150% 상승하며 7억 원 넘는 수익을 얻는 소위 '대박'을 터뜨렸고, 뒤이어 다른 공모주도 수억 원어치 배정받으며, 한 달여 기간 동안 총 16억 원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돈을 찾을 때가 되자 말이 달라집니다.
수익의 10%를 먼저 수수료로 내야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A씨
- "(수수료로) 1억 6천만 원을 내라는 거였죠. 근데 제 돈이 다 거기 들어가 있는데 빼질 못하고 또 내라고 하니까 이제 황당한 거죠. 일반적인 상식이면 그것을(수수료를) 제외하고 주면 되는 거잖아요."
수수료를 낸 투자자도 있었지만, 또 다른 명목으로 돈을 더 요구할 뿐 투자금을 돌려받진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공모주 배정부터 벌어들인 수익까지 모든 게 가상의 시스템에서 꾸민 가짜였습니다.
A씨와 똑같은 방식으로 당한 피해자는 확인된 수만 50명, 피해액은 100억 원에 육박합니다.
1인당 평균 2억 원, 많게는 8억 4천만 원까지 투자했다 돌려받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공모주 특성상 투자가 몰린 겁니다.
▶ 인터뷰 : 투자 사기 피해자 B씨
- "아내하고 저하고 은퇴자금으로 가지고 있던 것, (자녀들이 일하면서) 저축하고 모아놓은 돈 다 여기에 들어갔고요. 아빠가 어리석어서, 아빠가 너희들 돈 불려줄게 해서 가져왔고요, 친구한테도 빌렸죠."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 투자를 한 터라 피해자들은 대출 상환 압박까지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일당을 경찰에 신고하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