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집단 묵언수행 저주 풀어 달라"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 사진 = 연합뉴스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분탕질 치는 '응석받이'라고 비난하며 이 전 대표의 제명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전 대표는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준석을 내보내기 위해 자발적인 서명 운동에 동참해주신 1만 6,036명의 국민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제명 징계를 요청하겠다"며 지난 14일부터 진행 중인 이 전 대표 제명 징계 관련 온라인 서명 운동 결과를 밝혔습니다.
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기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 출연을 통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 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당 쇄신을 위해 치켜세우고 대접해주었더니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이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하는 것을 내버려 둘 건가. 지켜보고 계실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얼마나 마음 아파하시겠나"라고도 했습니다.
안 의원은 강서구청장 선거 유세 당시 자신의 '욕설 논란'을 언급하면서 "이준석이 우리 당에 저지른 가짜뉴스 사건은 선거 방해 공작"이라며 "이준석을 내버려 두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또 내부 총질을 할 것이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방송에 출연해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할 것이다.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같은 날 이 전 대표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 국정 운영의 방식이 엄석대처럼 투박하지 않기를 바랐고, 간신배들의 아첨 속에 대통령께서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이 되지 않기를 기대했다"며 "어제 의총에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꼭 해야 하는 말은 회피했다. 이렇게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우시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권의 임기반환점에서 치르는 총선은 정권 전반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며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막아 세우신 당신께서 스스로 그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고 그 저주는 밤비노의 저주만큼이나 오랜 시간 동안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이후 질의 응답 시간에서는 "만약에 제가 무슨 말을 한 것이 내부총질인지 자신 있게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토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 상임고문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에서 김태우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안 의원과 이 전 대표의 갈등은 지난 9일 안 의원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오른 유세차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안 의원은 "민생 치안이 그 사람에게 주어진 유일한 일인데 그 사람 실적을 아십니까. 경찰청 차장 시절 2022년 1분기 강력 범죄는 1년 전보다 70% 정도 늘었다"고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겨냥했습니다.
이에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네. 개XX"라고 욕설을 했는데, 안 의원은 "정말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웃으며 받아쳤습니다.
다음 날인 10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CBS 라디오를 통해 "유세차에 올라가서 막말한 안철수 대표"라며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진다고 했을 때 안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다고 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1번 윤석열 대통령, 2번 김기현 대표, 3번 어제 유세차 올라가서 막말한 안철수 대표"라고 말한 겁니다.
이에 안 의원 측은 "우리 당에 비판적인 시민이 던진 욕설을 유머로 승화시킨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앞뒤 문맥 없이 오직 비방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당선이었습니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와의 격차는 17.15%p(포인트)로 진 후보의 압승이었습니다.
선거 패배 다음 날인 12일 안 의원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