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은행나무가 있는 가을 풍경

가을의 절정, 황금빛 이곳으로
아내에 대한 사랑, 홍천 은행나무숲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보령 청라은행마을
SNS 유명 스폿,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환상적인 풍광으로 여행자를 유혹하는 곳이 있다. 노랗게 물들어 더욱 돋보이는 은행나무는 특별한 가을의 멋이다. 은행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중 하나. 특유의 고약한 냄새 때문에 원성을 사기도 하지만 일 년에 딱 한 번 황금색 ‘잎비’를 내리고, 노랑 주단을 깔아주는 풍경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 홍천 은행나무숲

홍천 은행나무숲 홍천군 내면 광원리에 있는 은행나무 숲은 4만여㎡의 드넓은 땅에 약 2,000그루의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축구장 다섯 배 크기다. 은행나무 숲은 1985년, 속병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치료하기 위해 삼봉약수 근처에 정착한 농장주인이 은행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거대하게 조성된 은행나무 숲은 2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개방하지 않다가 2010년, 처음 개방했다. 1년 중 딱 한 차례, 10월중에만 한시적으로 문을 연다. 비밀스러운 만큼 아름답기가 그만이다. 한시적으로만 공개하는 까닭에 때를 놓치기 일쑤. 은행나무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비밀의 정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냄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곳에 있는 은행나무는 대부분 수나무로 냄새 대신 아름다움만 발산한다.
위치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686-4 운영 시간 10:00~17:00

↑ 보령 청라은행마을

보령 청라은행마을 보령시 청라면 은행마을은 우리나라 최대의 은행나무 군락지다. 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 은행나무 잎으로 황금빛 물결을 이룬다. 은행나무 축제도 펼쳐진다. 이곳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 30여 그루를 포함해 모두 1,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소박한 민가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광을 만들어 낸다. 특히 조선 후기에 지어진 신경섭 고택은 은행마을의 백미. 고택 주변을 은행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 풍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여행자들의 샷 포인트도 바로 이곳. 사실 천천히 마을 산책을 즐기면 곳곳에서 멋진 포토존을 만날 수 있으니 서두를 필요 없다. 구불구불 이어진 마을길을 따라 발길 따라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한 번 가보면 잊지 못할 풍경이다.
위치 충남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길 150-65

↑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는 수령 800년이 넘은 고목으로 높이 34m, 최대 둘레 16m에 이른다. 가지는 동서로 37m, 남북으로 31m가량 넓게 퍼져 있어 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 한 그루의 나무가 연출하는 가을날의 화양연화다. 본목은 고사했지만 사방으로 갈래를 친 여섯 개의 줄기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반계리 은행나무는 사진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SNS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가을 풍경으로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위치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1495-1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각 지자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9호 기사입니다]